[월요전망대] 13일 한전 실적 발표… 탈원전 정책의 또 다른 시험대

입력 2018-08-12 18:05   수정 2018-08-13 10:01

조재길 경제부 차장


[ 조재길 기자 ] 기업들의 2분기(4~6월)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를 포함해서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부정적 전망까지 나오면서 삼성전자 주가도 크게 떨어졌다.

이번주에는 한국전력 대한항공 동국제강 등이 2분기 성적표를 공개한다. 주목받는 곳은 13일 실적을 발표하는 한전이다. 한전은 국내 최대 공기업이자 유일한 전기 도매사업자다.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2015년 11조3500억원, 2016년 12조원, 2017년 4조9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회사다.

이번엔 적자폭이 얼마나 확대됐을지가 관심사다. 한전은 탈(脫)원전 정책이 가속화한 작년 4분기 1294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1276억원의 적자를 냈다. 상반기 영업적자는 5000억원을 넘었을 것이란 게 증권업계 관측이다.


정부는 탈원전 정책에 따른 결과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원전 안전점검을 대폭 강화했을 뿐”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새 정부 들어 값싼 전력을 생산해온 24기의 원전 중 최대 절반가량을 ‘예방점검’ 명목으로 멈춘 것은 이례적이다. 지금도 충분히 가동할 수 있다고 평가되는 월성 1호기는 조기 폐쇄했다. 대신 단가가 두 배 가까이 높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대폭 늘렸다. 정부가 “7~8월 전기요금을 한시적으로 낮추겠다”고 발표했지만 그 부담도 한전 몫이 될 공산이 크다.

한전 주가는 4년7개월 만의 최저치를 나타내고 있다. 주가가 주당순자산의 몇 배인지 알려주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8배에 불과하다. “이럴 거면 한전을 왜 상장했는지 의문”이란 얘기가 증권가에서 나오는 배경이다.

정부와 여당은 14일 자영업자 대책을 내놓는다. 소상공인이 느끼는 체감 경기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어서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내수 침체의 여파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최근 발표한 기업 경기실사지수(BSI)는 지난달 52.5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BSI가 100보다 낮으면 경기 악화를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영세 사업자가 집중돼 있는 개인서비스업은 더 심각하다. BSI가 38.4에 불과했다. 한국은행은 같은 날 7월 수출입물가지수를 공개한다. 전달의 수입물가는 3년7개월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17일엔 중요한 이벤트가 두 건 있다. 우선 통계청이 발표하는 7월 고용동향이다. ‘일자리 쇼크’가 개선됐을지 봐야 한다. 취업자 증가폭은 지난 6월까지 5개월 연속 10만 명 안팎에 그쳤다. 작년 말까지 월 30만 명 선을 꾸준히 유지했던 터라 충격이 크다. 실업자는 6개월 연속 100만 명을 웃돌았다. 요즘 고용 상황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좋지 않다. ‘고용 호황’인 미국 일본 등과 대비된다.

같은 날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 제도개선 방향에 관한 공청회’를 연다. 기금 고갈을 막으려면 보험료율을 높여야 한다는 제안이 나올 전망이다. 회사가 보험료 절반(월소득 대비 4.5%)을 대는 직장 가입자와 달리 자영업자들은 보험료 인상폭을 홀로 감당해야 한다. ‘의무가입’ 방식이어서 반발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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