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중 단백질·대사물질 등
종양세포의 '마커' 측정
국내 300개 병원서 쓰여
[ 양병훈 기자 ] “종양세포가 내뿜는 바이오 마커뿐 아니라 발병 부위 주변 환경이 변해서 생긴 마커의 차이도 측정하는 게 차별점이죠.”
김철우 바이오인프라생명과학 대표(66·사진)는 자체 개발한 암 진단 서비스 ‘아이파인더(i-FINDER)’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아이파인더는 건강한 사람이나 약간 징후가 있는 사람의 암 발병 여부를 확인하는 서비스다. 전국 300개 병·의원에서 상용화돼 있다.
김 대표는 “아이파인더로 암세포에서 나오는 마커 8개를 검사해 암을 진단하는데 이 가운데 2~3개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것”이라며 “종양 주변 환경의 변화에 따른 마커 차이 12가지를 활용하는 것도 처음”이라고 말했다. 바이오 마커는 혈중 단백질, 대사물질 등 몸 상태를 보여주는 생체표지자를 말한다. 그는 “마커를 통한 암 진단으로 한국, 미국, 중국, 유럽 등지에서 모두 46건의 특허를 등록했고 21건을 출원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서울대 의대를 나와 1985년부터 2017년까지 서울대 의대 교수를 지냈다. 2001년 바이오인프라생명과학을 세운 뒤 10년 넘게 연구해 아이파인더를 개발했고 2013년 상용화했다.
아이파인더는 빅데이터를 활용한다는 점에서도 다른 검사 서비스와 다르다. 아이파인더가 활용하는 마커가 환자와 건강한 사람에게서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를 보여주는 자료를 수만 건 이상 확보해 이를 데이터베이스(DB)화했다. DB 정보는 계속 업데이트된다. 흡연·음주 여부 등 생활습관과 암 사이의 상관관계도 반영한다.
김 대표는 “기존의 암 진단 서비스는 여러 마커를 활용하지만 암은 한 종류거나 여러 암을 진단하되 암별로 마커를 하나씩만 활용했다”며 “아이파인더는 여러 마커를 활용해 진단 정확도를 높이는 동시에 8대 암을 함께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내년에는 아이파인더의 검사 항목에 엑소좀(세포 간 신호전달물질)을 추가해 정확도를 더 올릴 계획이다. 중국, 미국, 싱가포르 등에 수출도 추진 중이다.
김 대표는 “고령 사회가 되면서 의학기술의 중심이 치료에서 예방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암 조기 진단을 통해 사람들이 더 즐거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강조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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