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삼성, 세계 첫 폴더블폰 내놓을 것… 中 점유율 내년엔 회복"

입력 2018-08-13 18:01  

고동진 사장 뉴욕 선언
폴더블폰 개발·출시 자신감
화웨이보다 먼저 공개 의지

무섭게 추격하는 中 대응
11월 출시되는 중저가폰
신기술 적용해 내놓을 것
中·인도 실적 개선 기대



[ 이승우 기자 ]
삼성전자가 화면을 접었다 펼 수 있는 폴더블폰을 세계 처음으로 출시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국 화웨이는 오는 11월 폴더블폰을 내놓겠다고 공언해왔다.

▶본지 6월12일자 A1, 2면 참조

고동진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장(사장)은 갤럭시노트9 공개 다음날인 지난 10일 미국 뉴욕에서 한국 기자단 간담회를 열어 “폴더블폰의 세계 최초 타이틀을 굳이 뺏기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동안 내구성과 품질 문제 때문에 말을 아꼈는데 이런 단계는 지났다”며 “(공개와 출시) 시기가 머지않았다”고 덧붙였다.

고 사장은 “소비자에게 어떤 의미 있는 혁신을 줄지 고민하고 있다”며 “마지막 능선을 넘는 단계”라고 했다. 이어 “시장에 내놨을 때 ‘삼성전자가 제대로 만들었다’는 얘기를 듣고 싶다”고 강조했다.


◆연내 폴더블폰 공개할 듯

고 사장은 올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에서 기자들과 만났을 때만 해도 “세계 최초에 연연하지 않고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했다. 그랬던 그의 발언이 6개월 새 바뀐 것은 폴더블폰 개발이 크게 진전됐다는 의미다.

화웨이는 고 사장의 이번 발언 이전부터 세계 처음으로 폴더블폰을 내놓겠다고 밝혀왔다. 업계에선 화웨이가 11월 공개에 이어 내년 초 출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 타이틀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화웨이보다 먼저 제품을 공개하고 출시할 전망이다. 또 갤럭시S나 갤럭시노트가 아니라 별도의 폴더블폰 라인업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

◆“어느 때보다 안전한 배터리”

삼성전자가 지난 9일 뉴욕에서 공개한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9에는 갤럭시노트 시리즈 중 가장 용량이 큰 4000mAh 배터리가 내장됐다. 배터리 발화 사건으로 조기 단종됐던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용량은 3500mAh였고, 갤럭시노트8은 3300mAh 배터리가 사용됐다.

고 사장은 “작년 1월 말 외부기관, 대학 전문가들과 배터리 문제의 원인에 대한 결론을 내리면서 여덟 가지 안전성 체크 포인트를 발표했다”며 “배터리를 공급사로부터 받아 샘플링해 해체·분석까지 하면서 안전성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어느 때보다도 안전한 배터리가 될 것”이라며 “갤럭시A 시리즈에는 더 큰 용량의 배터리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가폰에도 신기술 먼저 적용

고 사장은 무섭게 추격하는 중국 업체들에 대응하는 스마트폰 전략을 새로 세우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중국 업체들이 강점을 갖고 있는 중·저가대 스마트폰 라인업을 강화해 신흥시장 점유율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화웨이는 올 2분기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15.5%로 삼성전자(20.4%)를 뒤쫓고 있다. 샤오미(9.7%), 오포(8.6%) 등 주요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을 합치면 삼성전자를 이미 뛰어넘었다.

고 사장은 “그동안 경쟁사(애플)를 바라보면서 플래그십 모델에 집중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애플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갤럭시S, 갤럭시노트 등 플래그십 라인업 위주로 제품 전략을 세웠다는 얘기다.

그는 “신흥시장에서 원하는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굳건한 1등 자리를 지키겠다”고 했다. “인도, 중남미, 동남아 등 신흥시장에선 플래그십 제품 비중이 낮다”며 “플래그십에 먼저 신기술을 넣고 중·저가 제품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올해 초부터 바꿔 새 기술을 중·저가폰에 먼저 넣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제품은 오는 11월부터 출시될 예정이다.

고 사장은 극심한 부진에 빠진 중국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013년 19.7%로 1위였으나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현지 업체들이 급성장하면서 올 2분기 0.8%까지 떨어졌다.

그는 “중국 사업이 어렵지만 시장 규모 측면에서 포기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며 “지난 1년 동안 조직을 정비하고 유통망을 준비하는 등 하나씩 차근차근 대책을 실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금 나아지는 시그널을 보고 있고 내년에는 반드시 (점유율을)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뉴욕=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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