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성은 MB 4대천왕… 우리금융 회장 앉히라고 靑 직접 오더"

입력 2018-08-14 14:12   수정 2018-08-14 14:48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측근이던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금융기관장으로 앉히기 위해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지시한 정황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검찰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의 속행 재판서 임승태 당시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의 진술을 공개했다.

임 전 처장은 검찰 조사에서 "청와대가 금융기관장으로 누구를 하라고 직접 지시했다"며 "이창용 당시 부위원장이 청와대로 들어가 명령을 받았고, 실제 선임되게 하는 작업은 내가 했다"고 진술했다.

선임을 위한 추천위원들의 개개인 성향을 분석해 개별적으로 부탁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다만 청와대에서 구체적인 지시가 있던 건 아니라고 덧붙였다.

임 전 처장은 이 전 회장을 KRX(한국거래소) 이사장으로 앉히라는 청와대 지시가 이행되지 않았다는 점을 거론하며 "금융위는 청와대에서 완전히 찍혔다, 청와대 인사수석실에서는 난리가 났다, 우리가 정권 잡은 것 맞느냐는 말까지 나올 만큼 분위기가 안 좋았다"고 설명했다.

당시 이승균 당시 청와대 인사비서관실 행정관은 "하나가 책임지고 금융위를 나가라"고 했고, 당시 김영모 과장이 사퇴하기도 했다고 임 전 처장은 전했다.

임 전 처장은 이 전 회장에 대해 "대표적인 MB 측근, 4대천왕으로 유명했다"며 "시장에서는 이팔성 인사가 해결돼야 나머지 금융계인사가 진행된다는 분위기가 파다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전 회장이 업계에서는 실력이 없다는 식으로 평가가 나 있었고, 청와대에서 미는 인물이 아니면 얘기 꺼내기도 어려운 사람이었다고 진술했다. 임 전 처장은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떨어진다면 금융위에 불벼락 떨어질 판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금융위는 이 전 회장의 선임을 위해 당시 우리금융지주의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의 이주형 부사장에게 연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명식 당시 청와대 인사비서관도 이 전 회장의 선임에 이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의 사위인 이상주 변호사가 계속되는 검찰 조사에서 태도를 바꾸자 이 전 회장의 '비망록'에 적힌 수수 금액에 대해 시인한 과정도 법정에서 공개됐다.

이 변호사는 검찰 조사에서 "집사람과 대화해보니 새로 기억난 것도 있고 스스로 기억난 부분도 있다"며 "전반적 취지를 인정한다"며 진술을 바꿨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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