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과 메달 두마리 토끼 잡겠다" 남북단일팀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6회 연속 2위 가능할까?
"우리도 있다"…아시안게임 빛낼 스타들 면모 '화려'
아시아의 가장 큰 축제인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하 아시안게임)이 18일 팡파르를 울리고 대장정의 서막에 들어간다.
이번 대회는 총 50개국에서 1000명이 참가해 40종목에서 승부를 겨룬다. 우리나라는 6회 연속 종합 순위 2위라는 목표를 가지고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과 기록적 폭염 및 BMW 화재 등 다른 이슈에 묻혀 과거만큼 큰 주목을 받고 있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아시안게임은 결코 놓쳐서는 안되는 재밌는 포인트들이 많은 대회다. 이에 이번 아시안게임의 관전포인트 네 가지를 꼽아봤다.
▲손흥민 비롯한 축구·야구 선수들의 병역혜택 여부
축구와 야구는 국내 프로스포츠의 양대 산맥이다. 그만큼 팬들도 많고 관심도도 높다. 특히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이 두 종목은 선수들의 병역혜택이 스포츠 팬들의 큰 관심사다. 금메달을 따면 이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은 기초군사훈련만 받고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최고 인기 프로스포츠인 야구는 아시안게임 3회 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다. 선동열 감독은 25명 엔트리 전원을 프로 선수로 구성할 정도로 금메달에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지난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부터 프로선수들을 내보내기 시작한 한국 야구는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을 제외한 4개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는 역시 일본이다. 일본은 프로야구(NPB) 리그가 정상적으로 진행이 되고 있기때문에 일본 국가대표팀의 선수들은 모두 사회인 리그 선수들로 구성이 돼 있다. 하지만 사회인 리그 선수들이라고 해서 만만히 볼 수준은 결코 아니다. 보통 일본의 야구 선수들은 프로 드래프트에서 미지명될 경우, 대부분 사회인 야구 리그에서 2년 정도 뛰다가 다시 프로의 문을 노크할 정도로 수준이 높다. 또 이번 일본 구단 관계자들도 아시안게임을 주시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인 야구 선수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쇼케이스 무대가 될 수 있어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남자축구 대표팀의 금메달은 더욱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와일드 카드로 뽑힌 손흥민과 조현우가 러시아월드컵에서 맹활약하면서 몸값이 치솟은 터라 축구팬들은 내심 이들이 병역혜택을 받아 더 좋은 리그에서 더 좋은 대우를 받고 뛰어주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만 26세인 손흥민에게 아시안게임은 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지금보다 높은 곳으로 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 걸어야 한다. 여기에 23세 이하로 이미 A대표팀을 경험한 황희찬, 이승우, 김민재의 이름도 눈에 띈다. 나이에 비해 많은 경험을 갖춘 선수들이 즐비해 역대 최고 전력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감동과 메달 두마리 토끼 잡겠다" 남북단일팀
올해 남북관계에 평화무드가 조성되면서 가장 활발하게 교류가 이뤄지는 분야가 바로 스포츠 분야다. 이미 남북은 아시안게임 이전에도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종목을 단일팀으로 구성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 바 있고 탁구, 농구 등 몇몇 종목은 평창올림픽 이후에도 단일팀을 이뤄 호흡을 맞췄다. 여기에 이번 대회에서 단일팀은 '코리아'(영어 축약 국가명 COR)라는 명칭으로 대회에 나서며 개막식에 입장할 때도 한반도기를 들고 함께 입장한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이번 대회에서는 여자 농구, 카누 드래곤보트, 조정, 이렇게 3개 종목에서 단일팀이 운영된다. 세 종목 선수 26명과 임원 4명 등 북측 선수단 30명은 이미 대회전 방남해 우리나라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보기도 했다. 특히 단일팀의 '감동'만 선사했던 평창올림픽과 달리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적극적으로 메달 획들을 노린다. 카누 드래곤보트에서는 금메달 1~2개를 예상하며 실력을 증명해보인다는 각오를 밝히고 있고 여자농구 대표팀 역시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앞서 열렸던 20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여자농구는 우승을 차지했고 201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서는 준우승을 차지했었기 때문에 남북이 힘을 합친다면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6회 연속 2위 가능?
이번 대회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점은 우리나라의 6회 연속 종합 2위 수성 여부다.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65개 이상을 따내 1998년 태국 방콕 대회부터 이어진 종합 2위를 지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국은 1990년 히로시마 대회부터 매 대회 금메달만 100개 이상을 따내며 최강을 지켜왔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종합우승은 사실상 어렵다. 이때문에 우리나라는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국인 '숙적' 일본과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2위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개최국이었던 4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금 79·은 70·동 79)뿐만 아니라 광저우 아시안게임(금 76·은 65·동 91)에서도 금메달 70개 이상 획득했었다. 그러나 일본이 2020 도쿄올림픽 대비에 힘을 쏟으면서 전력이 급상승해 결코 쉽지 않은 메달 레이스가 예상되면서 금메달 획득 목표를 다소 낮췄다.
일본은 국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경기력이 무섭게 올라오면서 최근 종목별 국제대회에서 만만치 않은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우리가 강세를 보이는 양궁, 유도, 볼링, 레슬링, 사이클 등에서 일본이 최근 괄목한 만한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에 70개 이상 금메달 획득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이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우리나라는 금메달 65개, 은메달 71개, 동메달 72개 등 총 208개의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먼저 태권도(9개), 양궁·펜싱(이상 7개), 유도(5개), 사이클(4개) 등 전통의 강세 종목에서 금메달 39개 이상을 바라본다. 여기에 육상 여자 100m 허들의 정혜림과 수영 여자 200m 개인혼영 김서영 등 기초 종목, 스포츠클라이밍과 패러글라이딩, e스포츠 등 신규 종목에서 금메달 7개 이상을 노린다. 이 밖에 골프, 핸드볼, 역도 등도 금메달 후보로 꼽히는 종목들이다. 메달 레이스에는 프로스포츠 스타들과 국제대회마다 척척 메달을 안기는 '효자 종목'들이 앞장선다.
▲아시안게임 빛낼 스타들 면모 '화려'
스포츠팬들의 큰 관심을 받는 스타 선수들도 이번 대회에 대거 참가한다. 가장 주목을 받는 선수는 '한국 축구의 간판' 손흥민과 여자배구의 '현재 진행형 전설' 김연경이다. 두 선수가 나설 남자축구와 여자배구는 모두 한국이 2회 연속 우승을 노리는 종목이다. 특히 앞서 언급했듯 손흥민의 경우 유럽 무대에서 꾸준히 뛰며 지금과 같은 활약을 이어가려면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주어지는 병역 특례혜택이 절실하다.
전망은 나쁘지 않다. 이번 대회 남자 축구 조별 예선 1차전에서 우리나라는 바레인 6-0으로 대파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여기에 손흥민은 최근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멕시코, 독일을 상대로 연이어 골을 터뜨려 한국 축구 '에이스'로 존재감을 떨쳤고 또 이번 아시안게임 참가로 동남아 축구팬들 역시 손흥민을 응원하고 있어 홈구장과 같은 응원이 펼쳐질 전망이다.
김연경은 4년 뒤면 30대 중반에 접어들기 때문에 사실상 이번 대회가 자신의 마지막 아시안게임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여자배구의 살아있는 전설인 김연경이 후배들과 다시 한 번 금메달의 영광을 이룰지도 큰 관심사다.
이뿐만 아니라 9년 연속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안게임 3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태권도의 이대훈과 사격 종목 세계 최강자이면서 유독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이 없는 진종오도 주목해야 한다.
또한 이번 아시안게임에 새로운 종목으로 추가된 스포츠 클라이밍에는 '암벽여제' 김자인이 출사표를 던지고 금메달을 노리고 있으며 사상 최초로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 종목에 선정돼 이 종목의 '호날두'로 불리는 '페이커' 이상혁도 금메달을 노린다.
여기에 육상의 김국영, 여자축구의 지소연의 활약도 스포츠 팬들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반면 '한국 수영의 간판' 박태환과 '테니스 왕자' 정현은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출전하지 않는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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