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탑살이' 끝낸 박원순, 강북 우선 투자계획 발표…"도시철도 조기착공"

입력 2018-08-19 14:18  


박원순 서울시장이 강북 집중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비(非) 강남권 도시철도 사업을 2022년 이전 초기 착공하고 빈집 1000호를 매입해 청년·신혼부부 주택으로 만드는 등의 정책 구상을 밝혔다.

박 시장은 19일 오후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 생활을 마친 뒤 강북문화예술회관에서 이 같은 '강북 우선 투자' 내용을 담은 정책 구상을 발표했다. 지난달 22일 옥탑방에 입주한 박 시장은 이날 오전 강북살이를 마무리했다.

박 시장은 "수십년 동안 이뤄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결단과 투자, 혁명적 정책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강북 우선 투자라는 패러다임 대전환을 통해 내실 있는 변화, 주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우선 비강남권 도시철도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경제성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서울시 재정을 적극 투입해 착공하기로 했다. 민간사업자 선정에 난항을 겪으며 제대로 진척되지 못한 면목선과 우이신설선 연장선, 목동선, 난곡선이다. 박 시장 임기 내인 2022년 이내 착공이 목표다.

구릉지가 많고 노년층이 많은 강북의 특성을 고려해 경사형 모노레일과 곤돌라 등 새로운 교통수단도 도입할 예정이다. 2020년부터 5개 권역에 1개씩 새로운 교통수단을 설치한다.

주자공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유차량인 '나눔카'를 집중 보급한다. 공공시설에 나눔카 우선주차구역 설치를 의무화해 나눔카 주차장을 현재 567면에서 3733면으로 6배 이상 확대하는 게 목표다.

강북에 방치된 빈집을 매입해 청년 창업 공간이나 청년주택, 커뮤니티 시설로 활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우선 내년 중으로 400호를 매입한 뒤 2022년까지 빈집 1000호를 사들여 청년·신혼주택 4000호를 공급한다. 낡은 주택을 고쳐 쓰는 문화 확산을 위해 서울시가 수리비를 지원하는 '서울형 가꿈주택' 보조금을 최대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2배 늘린다. 2022년까지 총 2000호를 지원할 예정이다. 주택 유지보수와 집수리, 리모델링, 자율주택정비사업도 전반적으로 지원해 주민들의 소규모 정비가 활성화되도록 도울 방침이다.

전통시장과 소상점가를 지원해 무너진 골목상권을 살리는 '생활상권 프로젝트'도 가동한다. 서울시가 유망업종 전환 등 컨설팅을 해주고 빈 점포를 각 지역에 필요한 공동 작업공간이나 커뮤니티 시설로 바꾸는 작업이다.

교육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는 내년부터 매년 30개 학교에 스마트 패드와 3D 프린터 등을 지원해 IT 기반 학습환경을 만들고 체육관이 없는 서울 동북권 29개 학교에 2022년까지 체육관을 짓는다. 영유아 열린 육아방(373개)과 국공립어린이집(468개), 우리동네 키움센터(357개) 등 서울에 새로 짓는 돌봄시설의 90% 이상을 비강남권에 배치한다. 강북권 어린이전문병원도 신설할 계획이다.

강남에 본사가 있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와 서울연구원, 서울시 인재개발원 등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 일부는 강북으로 이전한다. 대상 기관은 올해 안에 발표할 예정이다.

박 시장은 강북 우선 투자를 실현하기 위해 1조원 규모의 균형발전특별회계를 만들어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재건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공 기여금과 초과이익 환수금도 균형발전 재원으로 쓴다. 박 시장은 이날 발표한 강·남북 균형발전을 위한 주요 사업들을 자신의 임기 내인 2022년 이전에 완료하겠다고 못 박았다.

박 시장은 "임기 중 지역균형 발전은 완결 없는 진행형이 될 것"이라면서 "적어도 향후 4년 동안 강남·북 균형발전의 모멘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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