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차량 화재사고로 논란을 빚은 BMW코리아가 20일 리콜(결함 시정)을 시작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BMW코리아는 이날부터 전국의 61개 서비스센터를 통해 리콜 대상 BMW 차량에 대한 결함 시정 조치를 개시했다.
리콜 대상은 2011∼2016년 사이 생산된 520d 등 42개 디젤 차종 10만6317대다.
BMW코리아는 이번 리콜에서 주행 중 엔진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쿨러와 밸브를 개선 부품으로 교체하고 EGR 파이프를 청소(클리닝)할 예정이다.
EGR 쿨러에서 냉각수가 새어 나와 EGR 파이프와 흡기다기관 등에 침전물이 쌓이고, EGR 밸브 오작동으로 냉각되지 않은 뜨거운 배기가스가 빠져나가 침전물에 불이 붙으면서 엔진 화재가 발생했다는 게 BMW의 설명이다.
회사 측은 통상적으로 1∼2년이 걸리는 리콜 일정을 앞당겨 연내 모든 리콜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독일로부터 EGR 교체부품을 선박 대신 항공편으로 공수하는 등 최대한 빨리 교체부품을 확보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선박 대신 항공편을 이용하고, 유럽에서도 EGR 부품을 교체하는 캠페인이 진행 중이지만 한국에서 먼저 교체부품을 확보할 수 있도록 본사 차원에서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리콜 예약 차주들 사이에서는 당초 예약했던 리콜 날짜가 수주 또는 수개월 미뤄지는 등 리콜이 지연되고 있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일부 차주는 BMW코리아의 방침과 달리 서비스센터로부터 내년에야 리콜이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리콜 규모가 10만6000여 대로 수입차 리콜로는 사상 최대이다 보니 원활한 부품 수급에도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부품 교체가 리콜의 핵심인 만큼 교체부품 확보의 차질은 결국 리콜 일정의 지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지역별 또는 엔진 형식에 따라 부품 수급 일정에 차이가 있어 고객들에게 일정 변동을 개별적으로 안내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리콜 개시는 BMW의 연쇄 화재 사태에서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리콜 이후 BMW 화재사고가 진정세를 보이느냐가 사태 확산의 열쇠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리콜 결정 이후 시행된 긴급 안전진단, 안전진단 미실시 차량에 대한 사상 초유의 운행중지 명령 등이 모두 화재 위험성이 있는 차량을 걸러내 운행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화재사고의 확산을 막기 위한 조처였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안전진단을 받고도 불이 난 차량이 발생하면서 이번 리콜이 화재의 원인을 제대로 짚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큰 의구심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리콜 개시 이후 더 이상 화재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사태가 진정세를 보이겠지만, 리콜에도 불구하고 화재가 잇따른다면 이번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수밖에 없다.
BMW코리아는 리콜 개시와 별개로 안전진단 서비스는 당분간 계속 운영한다.
전날 자정까지 10만6000여 대의 리콜 대상 차량 중 약 10만 대가 안전진단을 마쳤고, 약 4000대는 예약 대기 상태인 것으로 집계됐다. 예약 대기 중인 차량이 곧 안전진단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약 2000대가 문제로 남은 셈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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