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가족 상봉…북측 가족들이 맛볼 남한 음식은?

입력 2018-08-20 14:08  


2년10개월 만에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열리는 가운데 이들이 함께할 식사 메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이번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에는 CJ제일제당, 현대그린푸드, 동서식품, 제주개발공사 등 국내 식품기업들이 현장 케이터링(출장조리서비스)과 식품 후원을 맡는다.

2015년 이후 2년10개월 만에 재개되는 이번 행사는 금강산 관광지구에 있는 이산가족 면회소와 온정각 등에서 2박3일 일정으로 총 두 차례 열리며, 남북 이산가족 180여명이 참여한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의 종합식품기업인 현대그린푸드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 종료일인 오는 26일까지 케이터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대그린푸드는 이번 상봉 행사에서 환영 만찬과 점심·저녁 식사 등 총 7끼의 식사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산가족 상봉 참가 가족 대부분이 80세 이상의 고령이란 점을 고려해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개발한 연화식(軟化食) 기술을 이용해 '한방 소갈비찜'을 선보일 계획이다.

연화식은 일반 음식과 동일한 모양과 맛은 유지하면서 씹고 삼키기 편하게 만들어 잇몸만으로도 음식을 쉽게 먹을 수 있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다.

이 외에도 메로구이, 매생이죽, 궁중잡채, 3색전, 탕평채, 보쌈김치, 떡갈비, 한방 홍합찜 등이 상봉장 식탁에 오른다.

현대그린푸드는 앞서 지난 7월 이번 상봉행사 개최 결정 이후 별도의 전담팀을 꾸려 메뉴 시연회와 주요 식재 선정 및 산지 점검 등 행사 준비에 힘써왔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케이터링 셰프단과 과거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참여한 셰프 등 30여 명의 베테랑 조리사를 포함해 총 160여명이 이번 행사에 투입된다.

이종필 현대그린푸드 외식사업부장(상무)은 "3년 만에 열리는 뜻 깊은 행사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과거 남북 이산가족행사를 진행했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행사 참가자에게 최고의 음식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표 커피 제조업체인 동서식품은 이산가족 상봉장에 '맥심' 커피 2만개를 후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서식품은 과거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인스턴트 커피 등을 공급했다. '맥심' 커피는 공단 노동자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끈 품목이었다.

국내 생수 시장 점유율 1위인 '삼다수'도 이번 이산가족 상봉을 계기로 북한 땅을 밟는다. 삼다수는 과거 개성공단에 입주한 편의점을 통해 현지에서 판매된 바 있다.

'맥스봉 소시지'와 '맛밤' 등 국내 편의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간식거리도 후원 물품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CJ제일제당은 건강음료 '한뿌리', 생수인 '미네워터' 및 맥스봉, 맛밤, 맛고구마, 김스낵 등 간식류 약 2만개 제품을 지원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간식 제품이다 보니 잘 상하지 않고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제품들로 구성했다"며 "특히 홍삼 또는 흑삼이 들어간 건강음료 한뿌리의 경우, 상봉행사에 참석하는 이산가족분들이 대부분 고령인 점을 고려해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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