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실장이 사는 아파트에도 '경비원 감원' 바람 불어닥쳤다

입력 2018-08-20 17:43   수정 2018-08-2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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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 등 영향…잠실 아시아선수촌, 경비 절감 찬반투표

주민들 '갑론을박'

"경비원이 궂은일 도맡아 했는데…누구 위한 근로시간 단축이냐"
"경비원 줄면 관리비 줄어드니 찬성표가 더 많지 않겠나"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주도한 장하성, 어떻게 생각할지 관심



[ 고재연/좌동욱/오상헌 기자 ]
20일 서울 잠실동 아시아선수촌 아파트. 장하성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살고 있는 이 아파트 1층 현관 출입구에 ‘경비시스템 개선에 대한 안내문’이라는 두 장짜리 벽보가 붙어 있었다. 안내문에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늘어나는 경비비 절감을 위한 경비시스템 개선안과 현관 자동문 설치에 관한 내용”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올해 최저임금이 16.4% 인상(시급 기준)된 데 이어 내년에 또다시 10.9% 올라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경비원 감원의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부터 근로시간 단축제도(주 52시간제)가 시행돼 12시간 맞교대인 경비 근무시스템을 3교대제로 바꾸기 위해 인력을 늘려야 하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최저임금 올라 경비원 인건비 치솟아

이 아파트는 앞으로 경비원 한 명이 담당하는 가구 수를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116명인 경비인원이 64명으로 52명(45%) 줄어든다. 경비인원 감축에 따른 보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억5000만원을 들여 아파트 현관에 자동문을 설치하기로 했다. 1억5000만원을 들여 폐쇄회로TV(CCTV) 등 감시 장비도 구입할 계획이다. 관리사무소 측 관계자는 “투자비용 4억원은 경비원 인건비 절감으로 4개월 안에 회수할 수 있다”고 했다.

가구별 관리비도 줄어든다. 125㎡(38평)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은 월평균 관리비가 14만7440원에서 8만2400원으로 6만5040원(44.1%) 줄어든다. 218㎡(66평) 거주자는 월 11만2980원의 관리비를 아낄 수 있다. 관리비 재무제표만 따지면 당연히 통과돼야 할 경비시스템 개선안을 놓고 아파트 주민 사이엔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수십 년간 정든 아파트 경비원들이 대거 해고될 위기에 처한 탓이다.

이 아파트는 서울 아시안게임이 열리기 직전인 1986년 6월 완공된 낡은 아파트다. 이날 기자가 찾은 아파트 단지에는 지하주차장이 협소해 병렬 주차된 차량이 빼곡했다. 차를 빼기 위해 앞에 주차된 차량을 밀고 원위치시키는 일은 경비원들이 전담한다. 아파트 동별로 수거하는 재활용 쓰레기를 합치고 재분류하는 작업도 경비원 몫이다. 택배 수령 및 전달, 제설 및 풀베기 작업 등 잡일도 경비원들이 도맡고 있다.

아시아선수촌 아파트에서 8년째 경비를 하고 있는 김모씨(59)는 “주민들이 쓰레기를 아파트 1층 현관문에 내놓으면 경비원들이 일일이 가져와 분리한다”며 “아침, 점심, 저녁으로 각 층을 돌아다니며 택배 물건이 오래 방치돼 있지 않은지 확인하고 혹시 상하는 물건이면 경비실에 보관했다가 전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36가구를 관리하고 있는데 주민들 얼굴과 이름, 주소를 다 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든 경비원들을 떠나보내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주민들도 안타까운 심정이다. 이 아파트에 사는 심모씨(74)는 “우리 동 주민들은 짜장면을 시키면 주는 쿠폰을 모아 경비원들에게 준다”며 “친동생처럼 지내왔는데 앞으로 볼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경비팀장인 임모씨(61)는 “그동안 최저임금이 꾸준히 올랐지만 경비원들의 월급을 거의 올리지 않는 대신 해고를 하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부 이모씨(45)는 “경비실 운영비를 보조하기 위해 가구별로 두 달에 한 번씩 2만원의 자치운영비를 자발적으로 내고 있다”고 했다.

“장 실장이 서민들에게 관심이 있겠냐”

아파트 입주민들은 다음달 1일부터 15일까지 경비시스템 개선안을 놓고 찬반투표를 해 시행 여부를 다수결로 결정하기로 했다.

주민들은 장하성 실장이 경비실 인력 감축을 골자로 하는 개선안에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장 실장은 1999년 이 아파트를 구입해 거주하고 있다. 장 실장은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을 골자로 하는 현 정부 소득주도 성장론을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경비원 김모씨는 “이 아파트에 살고 있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도 경비원 처우를 개선하겠다고 하더니 지방선거가 끝난 뒤 아무 말이 없다”며 “장 실장이 우리 같은 서민에게 관심이 있겠느냐”고 푸념했다.

입주자회의에 참석한 한 주민 대표는 “아파트에 노인분들이 많은데 차도 밀어주고 짐도 날라줘 평소 경비원들에게 크게 고마워하고 있다”며 “하지만 경비원을 줄이면 아파트 관리비를 아낄 수 있는 만큼 투표 결과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장 실장이 주도한 소득주도성장이 오히려 사회적 약자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결과를 낳았다”며 씁쓸해했다.

고재연/좌동욱/오상헌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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