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나선 현대重도 9%↑
선박가격 반등세도 호재로
[ 강영연 기자 ] 조선주가 업황 개선 기대에 20일 일제히 상승했다. 지난주 신규 선박 가격이 반등한 데 이어 미국·중국 고위급 회담이 시작되는 것을 계기로 무역분쟁 악재가 완화될 것이란 예상 덕분이다. 현대중공업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산을 매각한다는 소식도 투자심리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날 현대중공업은 9500원(9.22%) 오른 11만2500원에 장을 마쳤다. 해양플랜트 모듈을 제작하는 온산공장 매각을 결정했다는 소식에 급등했다. 현금 유동성이 늘고, 재무 상태도 나아질 것이란 긍정적 평가가 나왔다.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가 각각 47억원, 152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현대중공업 급등은 조선주 전반에 훈풍으로 작용했다. 판매 가격 상승 기대가 한몫했다. 현대미포조선(3.12%), 대우조선해양(9.00%), 삼성중공업(5.59%), 한진중공업(2.02%) 등이 동반 상승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도 호재로 작용했다. 양국은 22~23일 워싱턴DC에서 무역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 두 나라가 대화 테이블에 앉는 것은 2개월 만이다. 전경대 맥쿼리투신운용 주식본부장은 “미·중 간 갈등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면서 무역분쟁 완화로 수혜를 볼 수 있는 조선, 철강, 기계 등 산업재 전반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선박 수주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뉴스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주말 발표된 신규 선박 가격이 벌크선을 제외하고 대부분 반등했다”며 “특히 한국 조선사들이 지배하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가격이 오른 것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전망은 엇갈린다. 한 연구원은 “LNG선 주간 가격이 반등한 것은 대형선 기준으로 2015년 상반기 이후 처음”이라며 “조선업종의 반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 업황 기대가 주가에 이미 반영된 만큼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상선 부문 회복세가 안심할 정도는 아니고, 해양플랜트 분야는 해외 업체와의 경쟁 심화로 올 들어 신규 수주가 전무하다”며 “그간 하락세에 따른 기술적 반등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KB증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상선 부문 신규 수주 규모는 지난해보다 8.1% 늘었지만 금액은 12.9% 감소했다.
미·중 간 협상 결과를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협상 대상자가 차관급이어서 극적인 합의를 이루기엔 무게가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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