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원 기자 ]
추석을 앞두고 개봉하는 영화 ‘물괴’와 ‘안시성’에서 아이돌 가수 출신인 혜리와 설현이 나란히 사극에 도전한다. 그룹 활동과 연기를 병행하며 호평을 받아온 이들이 첫 사극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먼저 관객들을 만나는 배우는 걸스데이 혜리다. 그는 내달 13일 개봉하는 ‘물괴’로 스크린에 데뷔한다. ‘물괴’는 조선 중종 22년, 갑자기 나타난 괴이한 짐승 물괴와 그를 쫓는 사람들의 사투를 담은 크리처물(괴수영화)이다.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을 모티브로 상상력을 더했다. 조선판 영화 ‘괴물’인 셈이다.
혜리는 물괴를 추적하는 수색대장(김명민 분)의 겁 없는 딸 ‘명’ 역을 맡았다. 첫 영화, 첫 사극인 데다 액션 연기도 처음이다. 최근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배우 김명민은 혜리에 대해 “(역할에 맞춰) 촬영 현장에 정말 거지같이 하고 나타났다”며 “자세가 된 배우”라고 칭찬했다. 혜리의 강단 있는 연기와 담대한 액션이 기대된다.
혜리는 2012년 드라마 ‘맛있는 인생’을 통해 연기를 시작했다. 2016년 종영한 드라마 ‘응답하라 1998’에서 연기자로서 가능성을 제대로 보여줬다. 하지만 이후 ‘딴따라’ ‘투깝스’에선 뚜렷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방송국 기자 역을 연기한 ‘투깝스’에서는 기자 캐릭터에 중요한 발음과 발성이 흐트러져 극의 몰입을 방해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번 영화에서 연기력 논란을 극복할지도 관심거리다.
AOA 설현은 내달 19일 개봉하는 영화 ‘안시성’으로 관객들을 찾는다. ‘안시성’은 동아시아 전쟁사에서 가장 위대한 승리의 하나로 평가받는 고구려와 당나라의 안시성 전투를 영화화했다.
설현은 ‘안시성’에서 여군으로 편성된 수노기 부대를 이끄는 수장 백하 역으로서 여성 파워를 보여줄 예정이다. 백하는 양만춘(조인성 분)의 여동생이다. 지난 21일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설현은 “첫 (사극) 도전이라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매 순간 도전하는 자세로 임했다”고 밝혔다. 백하 캐릭터에 대해서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행동한다는 점에 매력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2013년 종영한 드라마 ‘내 딸 서영이’를 통해 연기자로 데뷔한 설현은 기대 이상의 연기력으로 주목받았다. 이후 드라마 ‘오렌지 마말레이드’, 영화 ‘강남 1970’ ‘살인자의 기억법’ 등으로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살인자의 기억법’에서는 흙먼지를 뒤집어쓴 채 피 분장까지 불사하며 호평을 받았다.
상큼한 아이돌의 이미지와 달리 첫 사극에서 액션까지 선보이며 열연한 혜리와 설현이 진정한 ‘연기돌’로 거듭날지 주목된다. 극 중 아버지인 김명민, 오빠인 조인성과 보여줄 ‘케미’도 기대된다.
김지원 한경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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