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엽총 사건 피의자 제압한 박종훈씨 'LG 의인상'

총소리 듣고 몸 날려 제압
용감한 조치로 추가 피해 막아



LG복지재단이 엽총을 쏴 두 명을 숨지게 한 피의자를 제압해 추가 인명 피해를 막은 박종훈(53)씨에게 'LG 의인상'과 상금 3000만원을 전달한다고 26일 밝혔다.

박 씨는 지난 21일 오전 경북 봉화군 소천면사무소에서 경로당 보수 공사 일로 담당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첫 번째 총소리를 들었다.

피의자 김모(77)씨는 한 차례 더 엽총을 발사한 후 다른 사람에게 총구를 겨누고 있었다. 이를 목격한 박 씨는 곧바로 피의자를 제압하기 위해 달려갔다. 박 씨는 총열을 붙잡고 몸싸움을 한 끝에 엽총을 빼앗았고 다른 직원들과 함께 힘을 합쳐 피의자를 붙잡았다.

앞서 총에 맞은 두 명은 숨졌고 제압하는 과정에서 총알 두 발이 더 발사됐지만 추가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김 씨는 붙잡힌 상태에서 칼을 꺼내 들었지만 박 씨와 직원들이 빼앗아 출동한 경찰에 인계했다.

박 씨는 "달려드는 순간 총구를 내게 돌렸지만 제압하지 않으면 더 큰 사고가 날 것 같았다"며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어 다행이지만 평소 알고 지내던 직원이 목숨을 잃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당시 면사무소 현장에는 임산부를 비롯해 20여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평소 갈등을 겪고 있던 이웃과 민원 담당 면사무소 직원에게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LG복지재단 관계자는 "자신의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피의자를 맨몸으로 제압한 박종훈씨의 용기 있는 행동을 격려하기 위해 LG 의인상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LG 의인상은'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라는 故 구본무 회장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 우리 사회의 의인들을 꾸준히 발굴해 지원할 계획이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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