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존폐 위기의 '외고'… 불안감 커지는 중학생

입력 2018-08-27 09:00  

점점 줄어드는 특목고 인기에
전국 외고와 자사고는 벼랑 끝
에 내몰려 있는 상황이다. 가장
불안한 사람들은 현 중학생일 것이다.



외국어 분야 인재를 양성하는 ‘외국어고등학교’ 존폐가 뜨거운 감자다. 특수목적고등학교 특성에서 지나치게 벗어났다는 것이 대체적 여론이다. 기존의 본질을 벗어나 오직 좋은 대학을 위해 가는 곳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다.

외고 폐지에 반대하는 학부모와 전국에 있는 외고 교장협의회가 지난달 22일 서울역 인근에서 모임을 가졌다. 그들은 “외고에 대한 여론몰이식 폐지 정책을 중지하라”고 촉구하며 학생들을 교육안의 실험 대상으로 삼지 말라고 요구했다. 외고와 자사고 폐지를 요구하는 명분 중 하나인 ‘평준화’도 생각처럼 이뤄질지는 미지수라는 목소리도 컸다. 설사 외고와 자사고를 폐지한다고 해도 하향 평준화, 강남 학군 부활, 지역 격차 확대 등 획일적 평준화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와 반대로 진보성향의 학부모와 교원은 외고 폐지가 일반고 정상화를 위한 첫 시작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외고라면 외국어 분야 인재 양성이 본 취지이지만 좋은 대학과 학교 명성만을 위해 그 의미가 변질됐다고 주장했다. 송인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는 ‘교육공약 우선 도입’ 관련 설문조사를 통해 폐지 찬성에 대한 근거를 제시했다. 실시 결과 교육의 다양성을 위해 자사고와 특목고 같은 학교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는 건 사실이나 국가가 준 자율권을 남용해 국영수 교과 중심 입시 교육 과정을 운영 중인 것이 큰 문제라고 했다.

최근 몇 년간 외고와 자사고 폐지 여부는 늘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부산국제외고가 일반고로 전환된 사례도 사람들 이목을 집중시켰다. 2018 외고 입시에서도 전국 외고 입학 경쟁률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 17일 교육부는 외고 및 자사고 폐지 여부를 결정하는 고교학점제를 2025년까지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문재인 정부의 야심찬 교육개혁이 후퇴한 셈이다. 하지만 점점 줄어드는 특목고 인기에 전국 외고와 자사고는 벼랑 끝에 내몰려 있는 상황이다. 가장 불안한 사람들은 현 중학생일 것이다. 결과가 어찌됐든 백년대계라는 교육정책이 자주 바뀌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서연 생글기자(김해외고 1년) britz23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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