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하룡 40주년 디너쇼 ‘쑥스럽구먼’부터
전 세계 웃음 프리패스 옹알스까지! 1주차 공연 성료
국내외 코미디 아티스트들의 미(美)친 개그감
제 6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이하 부코페)’ 개막 후 초특급 공연 속에 첫 주말이 지났다.
지난 24일 '부코페'는 국내를 대표하는 개그인들과 오거돈 부산시장, 김준호 집행위원장 등의 참여 속에 화려한 개막식을 개최했다.
베일에 가려져 있던 '부코페' 성화 봉송의 마지막 주자로는 개그맨 심형래가 '칙칙이' 바보 분장을 하고 나섰다.
심형래는 "꼬마들이 사인해달라고 하더라. '나 아냐'고 했더니 '심형래 아저씨 안다'고 하더라. 유튜브에서 요새 코미디를 많이 보나 보다"라며 웃었다.
이어 "우리가 코미디를 많이 해왔지만 지금까지도 심형래를 알아보는 게 고맙다"고 말해 세월의 흐름을 엿보게 했다.
이날 '부코페' 블루카펫에 선 개그인들에 대해 객석의 환호가 쏟아졌지만 내로라하는 개그맨보다 더욱 인기를 끈 이들은 바로 '공대생', '대생이가족', '작비', '엔조이커플', '보물섬' 등 유튜버스타와 SNS홍보단이었다.
이들이 무대에 오르자 객석에서는 우뢰와 같은 연호가 쏟아졌다. 개막식 이후에도 이들 근처에는 구름같은 관중이 몰려 사진을 찍는 등 그들의 큰 인기를 실감케 했다.
아직 방영중이지만 대표할 수 있는 인기코너를 꼽기 어려운 '개그콘서트', 시청자들의 무관심 속에 폐지된 '웃음을 찾는 사람들'의 개그맨들은 이제 유튜브 등 SNS로 시선을 돌려 경제가치를 창출해 나가고 있다.
'마빡이'로 인기를 끌었던 개그맨 김대범은 '부코페' 개막식 블루카펫에 아예 대놓고 자신의 유튜브 채널 홍보 티셔츠를 입고 등장했다.
개그맨 김준호, 홍윤화, 김민기, 김민경, 권재관 등도 유튜브에 다채로운 콘텐츠들을 선보이며 구독자 늘리기에 여념이 없다.
TV를 켜지 않고 손안의 휴대폰을 통해 웃음과 재미를 찾는 청소년을 비롯한 성인 관객들을 코미디 무대 앞으로 다시 끌어모을 원동력은 무엇일까.
'부코페'에서는 첫 주부터 빵빵 터지는 공연들을 선보이며 활기찬 에너지를 전파했다. 국내외 코미디 아티스트들의 미(美)친 개그감이 시원한 웃음으로 스트레스를 타파시켜 남은 공연들을 향한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는 것.
데뷔 40주년을 맞은 임하룡의 디너쇼 ‘쑥스럽구먼’을 비롯해 ‘옹알스’, ‘이리오쇼’, ‘코미디몬스터즈’, 변기수 ‘해수욕쇼’, ‘드립걸즈’, ‘개그지’, ‘까브라더쑈’, ‘쪼아맨과 멜롱이’, ‘디퍼런트 파티(Different Party)’, ‘안심하십시오, 웃을 수밖에 없는 쇼!’ 등 각 팀들의 색깔 있는 공연이 쉴 새 없이 웃음폭탄을 투척했다.
특히 대사가 없는 논버벌쇼 '옹알스'는 국내가 아닌 세계 무대를 대상으로 우리 코미디가 진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전회 매진을 기록하며 뜨거운 인기를 증명한 ‘옹알스’는 고난이도 퍼포먼스는 물론 관객과 함께 하는 무대로 전 세계에서 통하는 웃음 프리패스 공연의 파워를 체감케 했다. 언어가 아닌 행동과 소리로 진행되는 공연이지만 관객들이 옹알이로 하는 설명을 여러 번 이해하지 못하자 갑자기 말문이 터져 현장이 웃음바다가 됐다.
이날 공연 말미에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옹알스’ 멤버들의 열정 가득한 비하인드 영상이 공개됐으며 "서로 믿고 달려온 10주년, 쉽지 않았다. 20주년, 30주년까지 오랫동안 건강하게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진심이 묻어난 소감이 담겨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부산을 찾아온 해외공연 ‘디퍼런트 파티’, ‘안심하십시오, 웃을 수밖에 없는 쇼!’의 신선한 코미디도 인상적이었다.
사무실을 배경으로 한 ‘디퍼런트 파티’는 직장 상사와 부하직원의 어디로 튈지 모르는 슬랩스틱 코미디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열심히 연습한 한국어로 공연을 펼친 ‘안심하십시오, 웃을 수밖에 없는 쇼!’에서는 속옷을 입었지만 입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포즈 퍼레이드가 폭소를 자아냈다. 또한 저글링, 외발자전거, 마술 등을 접목시킨 코미디가 해피바이러스를 퍼뜨렸다.
'옹알스' ,'디퍼런트 파티' 등 대사가 없는 코미디는 언어장벽을 넘어서 전 세계 팬들을 웃음으로 소통하게 하는 힘을 지닌다.
김준호 집행위원장은 '부코페'의 최종 목표에 대해 "부산이 코미디 무역센터가 되어서 주성치나 짐 캐리 등이 모이게 되길 바란다. 전 세계 코미디언이 여기 와서 즐기고, 또 여러 나라 관광객이 오고, 한국 코미디가 해외로 수출되기도 하는 등 여러 가지 개념의 무역센터가 돼 인산인해를 이뤘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9월 2일까지 계속되는 '부코페'에서는 이번 주 ‘그놈은 예뻤다’, ‘투맘쇼’, ‘투깝쇼’, ‘쇼그맨’, ‘쪼아맨과 멜롱이’, ‘크로키키 브라더스’, '스탠드업 라이브 코미디쇼’ 등의 한국 공연과 ‘뚜띠(Tutti)', ’마법의 숨결(The Magic Breath)‘ 등의 해외 공연을 이어간다.
관객과 개그인들이 직접 소통하고 웃음을 나누는 '부코페'의 흥행이 앞으로 개그맨들이 국내 무대에 더욱 활발히 서게 할 버팀목으로 자리매김 할 지 기대가 모아진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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