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부터 아르헨티나서 생산
구미·광양공장 양극재 원료로
리튬추출 3가지 기술 모두 보유
배터리소재 매출 2년내 1조 목표
[ 김보형 기자 ] 포스코가 충전식 2차전지(배터리) 소재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초점은 리튬에 맞췄다. 리튬은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원료로 쓰인다. 광산뿐만 아니라 리튬을 추출할 수 있는 염호(鹽湖)도 인수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61·사진)은 양극재와 음극재, 리튬, 니켈 등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 2030년까지 전 세계 점유율 20%, 매출 17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배터리 55만 개 리튬 확보
포스코는 27일 호주 자원개발 기업인 ‘갤럭시 리소스’와 리튬을 추출할 수 있는 아르헨티나 염호 광권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광권 인수 금액은 2억8000만달러(약 3120억원)다. 포스코가 확보한 염호는 아르헨티나 북서부에 있는 ‘옴브레 무에르토’ 호수 북측 지역이다. 서울 면적의 3분의 1에 달하는 1만7500ha 규모다. 이 염호는 20년간 매년 2만5000t의 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염수(소금물)를 갖고 있다. 리튬 2만5000t은 한 번 충전으로 320㎞를 달리는 전기차 배터리 55만 개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포스코는 광권 인수가 마무리되는 대로 염호 인근에 리튬 생산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2010년 세계 최초로 독자 개발한 리튬 추출 기술인 포스엘엑스(PosLX)를 통해 2021년부터 현지에서 리튬 생산을 시작할 방침이다.
포스코는 지난 2월에도 호주 ‘필바라미네랄스’와 연 3만t의 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리튬 정광(자연광석을 높은 품위의 광물로 가공한 광석)을 장기 구매하기로 하는 등 리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아르헨티나 염호 확보로 리튬 원료 수급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했다”며 “2021년부터 연 5만5000t 규모의 리튬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전 세계 기업 중 유일하게 세 가지 리튬 추출 기술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염호의 염수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일반적인 방법부터 광석인 리튬 정광 추출법, 수명이 만료된 폐(廢)2차전지 추출법까지 독자 개발을 통해 기술을 축적해왔다.
◆속도 내는 전기차 리튬전지 사업
아르헨티나 염호에서 생산된 리튬은 양극재를 만드는 포스코ESM 구미·광양 공장 원료로 쓰여 포스코의 배터리 소재 사업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ESM은 지난 5월 광양에 연산 6000t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짓기로 하고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과 부지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포스코는 이 부지에 2019년까지 양극재 공장을 건설해 2022년까지 5만t 생산 체제로 확대할 계획이다. 여기에 포스코ESM 구미 공장의 1만2000t 생산 능력을 포함하면 연간 생산 규모는 총 6만2000t이 된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 100만 개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세계 각국의 친환경 정책이 강화됨에 따라 전기차와 산업용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시장은 2016년 21만t에서 2020년에는 86만t까지 네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사용량 증가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리튬은 ‘백색 황금’으로 불린다. 2015년 t당 6000달러 수준이던 리튬 가격은 지난달엔 2만달러로 세 배 이상으로 급등했다.
포스코는 올 상반기 800억원 수준인 배터리 소재 사업 매출을 2020년 1조원, 2025년 6조원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포스코는 포스코ESM과 음극재를 만드는 포스코켐텍 등 소재 사업 계열사를 통합해 연구개발(R&D)과 마케팅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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