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 논란’ 윤재승 “경영 일선 물러날 것”
재벌 총수 일가들 과거 어떤 막말 있었나
우루사로 유명한 대웅제약의 윤재승 회장이 직원들에게 폭언과 욕설을 일삼았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대웅제약은 윤 회장의 갑질 여파로 27일 증권시장에서 하락세를 보였다.
대웅제약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장 종료 기준 전 거래일보다 2.26% 내린 194,500원으로 떨어졌다.
윤 회장의 막말·갑질 논란 때문에 하루 사이에 시가총액이 521억원이 증발해 버린 셈이다.
윤 회장 경영 일선 사퇴 선언에도 불구하고 파문이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 오너들의 막말 사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XX야. 왜 그렇게 일을 해" 대웅제약 윤재승 회장
경향신문이 27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윤 회장은 직원들의 보고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언을 쏟아냈다.
그는 "정신병자 XX 아니야. 이거? 야. 이 XX야. 왜 그렇게 일을 해. 이 XX야. 미친 XX네. 이거 되고 안되고를 왜 네가 XX이야"라며 직원의 설명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거센 욕설을 이어 나갔다.
대웅제약 전·현직 직원들은 윤 회장의 이러한 폭언이 일상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재승 회장의 욕설과 폭언에도 직원들은 함부로 이의제기를 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윤 회장이 검사 출신인만큼 법을 잘 알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윤 회장 측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죄송하다며 사과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상습적으로 욕설이나 폭언을 하지는 않았고 또한 폭언을 견디지 못하고 회사를 그만둔 사람도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윤 회장의 언어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퇴사한 사람은 지난 2~3간 1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윤 회장은 이날 언론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오늘 이후 즉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자숙의 시간을 가지겠다"고 밝혔다.
▲'CCTV 영상 들이밀자 사과' 미스터피자 정우현 회장
미스터피자 정우현 회장이 경비원을 폭행한 사건도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2016년 4월 2일 밤 11시쯤 서울 대신동의 한 상가 건물에서 일하던 경비원 황모씨가 정 회장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112에 신고하는 일이 있었다. 황씨는 사건 당일 밤 10시쯤 건물 1층 출입문을 닫았다. 그는 늘 그 시간이면 출입구를 봉쇄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 건물 1층에 입점한 미스터피자는 영업 중이었다. 술을 곁들여 저녁식사를 마친 정 회장은 10시 20분쯤 자리에서 일어섰지만 문이 잠겨 있었기 때문에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이후 소식을 듣고 도착한 황씨와 정 회장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황씨는 "(정 회장에게)죄송하다고 했는데도 정 회장이 갑자기 주먹으로 때렸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반면 정 회장 측은 "직원들이 중간에 있어 주먹으로 가격할 수 없었고 서로 밀치고 잡아당기는 정도의 마찰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고 경찰 조사 결과 폐쇄회로화면(CCTV)에 정 회장이 폭행 장면이 고스란히 녹화돼 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정 회장은 황씨에게 사과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황 씨는 합의를 거부했다. 정 회장은 결국 황 씨의 자택으로 직접 찾아가 "진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140여장 분량 황당 매뉴얼' 정일선 현대BNG스틸 사장
정일선 현대BNG스틸 사장은 3년간 운전기사를 61명이나 갈아치운 사실이 지난 2016년 고용노동부조사에서 드러났다. 고(故) 정주영 회장의 넷째 아들 고 정몽우 전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장남인 정 사장은 운전기사 61명을 주 56시간 이상 일하도록 하고 이들 가운데 1명을 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정 사장 밑에서 일한 운전기사는 한 사람당 평균 18일 가량만 일하고 교체됐다. 당시 운전기사들은 주 80시간 이상 일을 하며 정 사장의 폭언과 욕설을 견뎌야했다. 이후 정 사장이 운전기사를 폭행했다는 보도 내용을 토대로 운전기사들에게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지만 폭행당했다는 진술은 1명에게서만 확보하는데 그쳤다. 정 사장의 보복이 두려워 운전기사들 대부분이 진술하기를 꺼린 것이다.
정 사장의 갑질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A4용지 140여장 분량의 매뉴얼을 만들어 운전기사에게 갑질을 했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이들 재벌 오너 외에도 '땅콩회항', '물벼락사건' 등 상식 밖의 언행이 알려지면서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다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제'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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