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비·씽큐·알렉사·구글
생태계 구축 위한 한판 승부
"스피커, TV, 냉장고는 인공지능을 구현하기 위한 하나의 디바이스에 불과하다. 진짜 핵심은 인공지능 플랫폼이다."
오는 31일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IFA 2018'의 진짜 주인공은 인공지능 플랫폼이 될 전망이다. 전면에는 인공지능이 탑재된 8K TV, 프리미엄 생활가전 등이 자리잡고 있지만 구글, 아마존 같은 소프트웨어 업체들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글로벌 인공지능 플랫폼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아마존과 구글은 스타트업과 강소기업이 자리한 26홀(IFA NEXT)에 부스를 차린다. 양사는 알렉사와 어시스턴트를 앞세워 관람객들을 만난다. 이들의 부스는 최대 규모로 마련된 삼성전자(3800평)의 1/10에 못 미친다. 전시 부스 두 개를 꾸리는 구글은 220평, 아마존은 60평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들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아마존과 구글이 협력하는 파트너사는 1500여 개로 전체 참가업체의 80%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업계를 중심으로 "인공지능이 주제인 올해 IFA는 아마존과 구글의 독무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IFA 참가 업체 가운데 자체 플랫폼은 삼성전자, LG전자, 알리바바, 텐센트 정도가 꼽히는 상태다.
2014년 알렉사를 선보인 아마존의 영향력은 구글을 조금 더 앞선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마존은 누구든지 알렉사의 모든 기능을 쉽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에코' 전략을 펼치고 있는데, 별도 플랫폼을 만들 수 없는 중소 업체와 스타트업이 알렉사를 적극 활용해 다양한 제품을 재생산하고 있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인공지능을 탑재한 스타트업의 70% 이상이 아마존 알렉사를 사용할 정도"라 귀띔했다.
구글의 어시스턴트도 비슷한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아마존에 뒤진다. 어시스턴트는 전체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연계해 영향력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최근에는 전자제품 제조사들과 협력해 최적화된 제품 개발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LG전자의 블루투스 스피커가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과 LG전자도 개방형 전략을 통해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지만 파급력은 미미하다. 삼성전자는 자사 모바일, TV, 가전, 전장 등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동시에 타사 제품과의 연동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씽큐를 전 제품에 적극 탑재하고 구글 어시스턴트와의 협력을 확대해 통합 인공지능 경험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인공지능이 구현되는 디바이스로는 인공지능(AI) 스피커가 주목된다. AI 스피커는 TV, 냉장고, 에어컨 등을 연결하고 제어하는 스마트홈의 중심 역할을 담당한다.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해 디바이스를 제어하고 스스로 학습(딥 러닝)해 발전하는게 인공지능 스피커의 주된 임무다. 에코(구글 알렉사), 구글홈(구글 어시스턴트), 갤럭시 홈(삼성전자), 씽큐 허브(LG전자)가 대표적인 인공지능 스피커로 꼽힌다.
이경숙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부터 인공지능 플랫폼이 산업의 핵심 역량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인공지능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업체간 경쟁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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