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측 "전날 500명 방문, 2500통 전화 빗발쳐"
"8개 아우디 딜러 물량 배분, 우리 매장 200대"
"예약 조기 마감…어제 접수한 고객도 구매 불분명"
"예약 접수 끝났습니다. 어제 예약하러 오신 손님들도 차를 받을 수 있을지 확답을 못합니다."
29일 오전 찾아간 서울 장한평 중고차매매단지에 위치한 아우디 인증중고차 매장의 한 직원은 "어제까지 A3 예약을 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어제 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매장을 다녀갔고 전화만 2500통을 받았다"며 "우리 매장에 할당된 차량은 200대여서 예약자들이 실제로 구매할 수 있는 물량은 많지 않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당장 계약해서 구매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고 당첨자는 추후 연락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우디 딜러 고진모터스가 운영하는 매장 입구 안내데스크에는 'A3 접수 완료' 안내판이 놓여있었다. 직원이 앉아 있는 책상에는 이른 오전부터 A3 구매 문의 전화벨이 수차례 울렸다.
또 다른 직원은 "A3 예약은 인증중고차로 판매한다고 보도가 되기 전부터 대부분 이미 진행됐다"면서 "어제 매장에 온 손님들은 예약자보단 대기자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40% 할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것은 맞냐는 질문에 "할인율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고 했다.
아침부터 아우디 전시장을 찾은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매장에서 만난 40대 남성은 "접수가 끝났다는 얘긴 들었으나 혹시 예약을 취소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해서 예약자 명단에 이름을 적어 놓고 왔다"며 발길을 돌렸다.
아우디는 서울 2곳, 경기도 분당 1곳 등 전국 8개 딜러가 인증중고차를 운영하고 있다. 각 매장별로 A3 물량을 나누다 보니 딜러마다 팔 수 있는 차량 수는 제각기 달랐다.
아우디가 2018년식 A3 40 TFSI(가솔린 모델) 3000여대의 할인 판매에 나선 것은 수도권 대기환경개선특별법에 따른 친환경차 의무 판매 법규를 지키기 위해서다. 아우디코리아는 한국에서 저공해 인증을 받은 차량이 A3 뿐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인기가 없던 2018년형 A3의 조기 판매를 위해 인증중고차 채널을 통한 할인 판매 방식을 택했다.
A3 할인 판매는 아우디코리아가 지난 28일부터 인증중고차로 공식 판매한다고 발표하기 한 달 전부터 온라인 동호회 등을 통해 소문이 확산돼 아우디 딜러로 할인 문의가 폭주한 바 있다.
업계 일각에선 아우디 딜러 직원들이 먼저 물량을 선점한 뒤 남아있는 소량에 대해서만 일반 판매에 나서면서 A3 예약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딜러에선 판매 당일에도 할인율, 계약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매장 방문객들에게 설명하지 않자 소비자를 우롱한 처사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아우디 측은 딜러가 A3를 구매하는 것은 가급적 자제하라고 막고 있으나 본사가 딜러에게 판매한 물량에 대해 일일히 간섭할 순 없다는 입장이다.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고객에게 최대한 많이 팔 수 있도록 하자는 게 회사의 방침이었다"면서도 "다만, 내부 직원들한테 차를 안파는 것도 불이익이 될 수 있으니 만일 구매하고 싶으면 직원들도 똑같이 인증중고차 매장에서 신청하고 구매하라고 지침은 내렸다"고 말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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