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로 실버·병원급식 시장 '쑥쑥'… 중소업체보다 대형사 유리할 듯

입력 2018-08-30 17:13  

Cover Story - 현대그린푸드

단체급식 업황 분석
남성현 한화증권 연구원



단체급식 산업에서 제조라인 증설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단체급식은 입찰을 통해 수주를 받아 설비를 투자하고 이를 통해 요식업을 운영하는 구조다. 수주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식수(食數)가 있어야 하는 조건이 붙는데, 일반적으로 외부위탁 급식은 일정 식수를 공급하지 못하면 고정비에 대한 부담이 높아진다. 식수가 적은 위탁 급식은 수주 경쟁력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현재 단체급식 영업환경은 녹록지 않다. 이유는 △제조업체 성장 정체로 식수 감소 우려 △장기적으로 근로인구 감소 △저성장 국면에서 가격 인상 부담 등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단체급식 시장은 고정비 비중이 높은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안정적인 식수가 발생하지 못하면 사업성이 떨어진다. 국내 단체급식 업체도 일식 수 기준으로 약 1000~2000식 수준이 돼야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 지금까지 국내 시장은 제조업 그중에서도 중공업 및 자동차산업이 발달하는 과정에서 고(高)성장세를 구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산업이 고도화되고 있고 출생률 저하로 산업 및 오피스, 학교 등 식수를 충족시킬 수 있는 인력이 감소함에 따라 사업성은 하락하는 구조로 변해가고 있다.

특히 고령화 및 생산가능 인구 감소를 꼽을 수 있다. 일본은 이미 이런 현상을 겪고 있다. 일본 급식시장은 2014년 기준 약 33조4000억원 규모다. 1964년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산업화가 진행됐으나, 1997년 이후 생산가능인구가 구조적으로 감소하는 시기를 맞이하면서 동 시장규모는 축소되는 구간에 진입했다.

식수 감소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국내 시장은 인건비에 대한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응이 업체로서는 시급한 상황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결국 산업은 빠르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대책으로 단체급식 업체들은 비용을 구조적으로 감소시키거나 노동집약적 산업이 아닌 부분에도 적용할 수 있는 사업장 수주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고정비를 줄일 수 있고, 식수가 상대적으로 작은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얘기다.

단체급식 시장은 장기적으로 지금까지 진출하지 않았던 신규 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기업체 급식보다는 실버급식 및 병원급식 시장이 확대될 개연성이 생겼다는 뜻이다. 일본의 경우 기업체급식 시장은 1990년 12조4000억원에서 2014년 12조원으로 축소됐지만 실버급식은 2005년 6조3000억원에서 2014년 8조300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단체급식 업체가 이 시장으로 무난히 잘 가기 위해선 다만 조건이 있다. 지금의 사업 방식이 아닌 중앙에서 상품을 생산해 배급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인건비와 설비투자 부담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는 중소형업체보다 대형업체들에 유리하다. 시장에 진출하려면 투자가 필요한데, 아무래도 대형업체가 상황이 낫기 때문이다. 이미 공장에 투자한 몇몇 업체를 가지고 산출해보면, 최소 약 500억~600억원 수준의 자금이 소요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워홈과 신세계푸드는 이미 대량의 자금을 투자했다. 이에 따라 가동률은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 설비를 구축했다고 보기 어려워 추가적인 투자가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요컨대 대형단체급식 업체들은 업황 둔화 탓에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게 되겠지만, 장기적으로 시장지배력이 오히려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 과정에서 보수적인 경영전략보다는 적극적인 투자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다.

현대그린푸드 또한 이런 점을 잘 알고 있어 보인다. 지난 5월 600억원 규모의 공장 투자계획을 발표한 게 대표적이다. 회사의 행보로 볼 때 매우 파격적인 투자금액이다. 기본적인 공장의 기능은 동일하겠으나, 이제까지의 공장 개념에서 한 단계 진보해 회사가 추진하고자 하는 신사업(HMR, 연화식 등)을 수행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맡게 된 것이 흥미롭다. 단체급식 시장은 새로운 경쟁 국면에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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