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서비스업체 더 악화
꽁꽁 얼어붙은 서비스업 체감경기
내수부진 우려 커졌다
[ 고경봉 기자 ] 기업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18개월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중소기업, 서비스업체의 심리 악화가 두드러졌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7개월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데 이어 기업 체감경기까지 얼어붙으면서 고용 부진→소득 감소→소비 침체→기업 실적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고착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8월 BSI 결과를 보면 전 산업 업황 BSI는 74로 한 달 전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2월(74)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 수치가 100 아래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다. 업황 BSI는 지난해 4월 이후 1년가량 80 안팎을 유지하다가 지난 5월 이후부터 가파른 내리막길을 타고 있다.
한은이 지난 28일 발표한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7개월 만의 최저치인 99까지 추락했다. 주요 경제 주체들의 체감경기가 탄핵정국으로 경제 불안이 고조됐던 지난해 초 수준까지 악화된 것이다.
기업별로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수출기업보다 내수기업,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의 체감경기가 더 나빴다. 내수 부진, 인건비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이다. 기업들의 경영 애로사항을 묻는 질문에 ‘내수 부진’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인력난·인건비 상승’ ‘불확실한 경제상황’이 뒤를 이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기업 형태 등에 따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내수 부진에 관한 기업의 우려가 커지고 있음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기업 규모별로 대기업 BSI는 80으로 지난달보다 3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중소기업은 6포인트 하락하며 66까지 떨어졌다. 수출 여부에 따라 구분했을 때는 수출기업(-1)보다 내수기업(-2)의 하락폭이 컸다. 또 제조업은 7월보다 1포인트 하락한 73, 서비스업은 2포인트 하락한 74를 나타냈다. 수출 중심의 제조 대기업에 비해 내수 중심의 서비스 중소기업 체감경기가 상대적으로 더 악화된 것이다.
업종별로는 스마트폰 판매 부진 등의 영향으로 전자영상통신장비(81)가 4포인트 떨어졌다. 미국·유럽연합(EU)의 수입 규제 조치 탓에 1차 금속업황 BSI(64)도 5포인트 빠졌다. 도소매업(70)은 4포인트 하락했다. 사회간접자본(SOC) 등 건설투자 감소 여파에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67)도 7포인트 떨어졌다.
체감경기와 달리 기업들의 경기 전망은 다소 밝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달 전체 산업의 업황전망 BSI는 77로 4포인트 올랐다. 업황전망 BSI가 오른 것은 3개월 만이다. 제조업 업황전망 BSI는 4포인트, 비제조업은 3포인트 상승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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