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고율관세 영향에 포드 타격
중국산 자동차 미국 판매 포기
[ 추가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1일(현지시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 협상과 관련해 캐나다와 미국 의회를 동시에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새로운 NAFTA에 캐나다를 계속 머무르게 할 정치적 필요성이 없다”며 “(NAFTA가) 수십 년간 악용된 뒤에도 우리가 공정한 합의를 만들지 못하면 캐나다를 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 27일 멕시코와 NAFTA 재협상을 타결한 뒤 나머지 당사국인 캐나다와 31일까지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캐나다와 협상을 재개하기에 앞서 NAFTA를 폐기하고 미국과 멕시코 양자 협정으로 갈 수 있다고 재차 경고하면서 압박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의회는 이런 협상을 간섭해서는 안 된다”며 “그렇지 않으면 NAFTA를 완전히 끝낼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미·멕시코 양자 협정으로 가더라도 의회가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NAFTA 협정 개정을 위해서는 의회 비준을 받아야 한다. 미 상원은 NAFTA를 멕시코와의 양자 협정으로 수정하는 안을 비준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굳혔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의 양보를 얻어내서 NAFTA 재협상을 타결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의회에 오는 30일까지 NAFTA 최종 개정안을 제출하겠다는 방침이다.
미국과 캐나다 간 NAFTA 재협상의 핵심 쟁점은 캐나다 유제품 시장 개방이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NAFTA 협상에서 낙농가를 보호하겠다는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분야에서도 양국 간 의견 차가 크다. 캐나다는 자동차 부품 원산지 규정,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 해결 등 자동차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항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멕시코는 자동차 수출 시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해 NAFTA 개정안 합의를 택했다. 미국과 멕시코가 합의한 새 무역협정에 따르면 부품의 75%가 미국이나 멕시코에서 생산된 자동차만 관세 면제를 받도록 했다. 또 자동차 부품의 40~45%는 최저 시급 16달러 이상 받는 노동자가 생산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미국이 통상전쟁의 주요 무기로 활용하고 있는 자동차 고율 관세는 미국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미국 포드사는 중국에서 생산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포커스 액티브’의 미국 내 판매 계획을 포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7월 중국에서 제조된 자동차에 25% 관세를 매긴 여파다. 포드는 중국에서 소형 포커스를 생산해 내년 하반기부터 미국 내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관세폭탄’을 피할 수 없게 되자 계획을 철회했다고 WSJ는 전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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