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번 홀에서 두차례 이글 진기록
[ 이관우 기자 ] ‘훈남’ 김태우(25·사진)가 생애 첫 승을 거머쥐었다. 2016년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신인왕에 오르며 관심을 모았지만 우승이 없어 ‘무관의 신인왕’이란 꼬리표를 늘 마음에 걸려했던 그다.
김태우는 2일 경북 칠곡군 파미힐스CC(파72·7105야드)에서 열린 코리안투어 DGB대구경북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15언더파 201타를 적어낸 김태우는 이동하(36), 박효원(31)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상금은 1억원.
김태우는 선두 모중경(47)에게 2타 뒤진 11언더파 공동 3위로 최종일을 맞았다. 전날부터 좋았던 샷감과 퍼트감이 이날도 살아났다. 전반에만 버디 4개를 잡아내며 선두경쟁에 합류한 것이다. 이후 보기를 내주며 다시 미끄럼을 타는 듯했지만 13번홀(파5) 이글이 순위를 끌어올리는 부싯돌 역할을 했다. 전날 2라운드 13번홀에서 이글을 잡아낸 김태우는 이날 마지막 라운드에서도 13번홀과의 좋은 인연을 이어가며 생애 첫 승을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2016년 4월 동부화재프로미오픈으로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지 42번째 대회 만이다.
국가대표 출신인 김태우는 안정적인 실력과 곱상한 외모로 팬이 많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골프 선수의 꿈을 키우며 아마추어 무대를 휩쓸었다. 2016년 신한동해오픈 준우승 등으로 포인트를 쌓아 신인왕에 올랐다. 하지만 그 이후가 문제였다. 곧 찾아올 듯했던 우승이 오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메이저 대회인 KPGA선수권대회 4등, 올해는 SK텔레콤오픈 3위가 최고 성적.
김태우는 우승을 확정한 뒤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 든다. 우승한 게 실감나지 않는다”며 얼떨떨한 느낌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어 “우승 순간 도와주신 많은 분이 생각났다”고 덧붙였다.
김태우의 우승으로 올 시즌 KPGA 코리안투어에선 여섯 번째 생애 첫 우승자가 탄생했다. 전가람(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 권성열(SK텔레콤오픈), 최민철(한국오픈), 문도엽(KPGA선수권대회), 고석완(NS홈쇼핑 군산CC 전북오픈) 등이 김태우에 앞서 생애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년 만에 통산 6승째를 기대했던 ‘플레잉 코치’ 모중경은 마지막날 2타를 잃어 공동 13위(11언더파)에 그쳤다. 최종일 단독 선두에 나선 그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한 제자 서형석(21)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 제자와 스승이 2년 연속 우승하는 진풍경을 연출할 뻔했다. 하지만 막판 뒷심 부족에 발목이 잡혔다.
이 대회는 기상 악화로 2라운드 경기가 취소돼 3라운드 54홀 경기로 치러졌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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