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하나 기자 ] “뜨는 지역에서 뒤늦게 빌딩 투자를 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아는 지역부터 공략하는 게 빌딩 투자의 첫걸음입니다.” 국내 최대 빌딩 전문 중개법인인 원빌딩의 오동협 대표는 지난 30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3층에서 열린 ‘무조건 성공하는 빌딩투자’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오 대표는 원빌딩에 사원으로 입사해 15년 만에 대표까지 오른 인물이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부동산 시장에서 빌딩 투자의 장점과 최신 트렌드, 주의할 점 등을 설명했다. 2시간가량 진행된 세미나에서 70여 명의 참석자는 오 대표 얘기를 집중해서 들었다.
오 대표는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면서 중소 규모 건물인 이른바 ‘꼬마빌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똘똘한 한 채’의 아파트만 남겨두고 처분한 자금이 빌딩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는 얘기다. 30~40대 젊은 층이 늘어나고, 월세 수입보다 매각 차익을 고려한 투자가 많아진 점 등도 최근 트렌드라고 소개했다. 그는 “처음 빌딩 투자를 고려한 분들은 강남이나 가로수길, 성수동 등 중심가 쪽에서 매물을 찾으려고 한다”며 “이미 떠버린 동네는 가격대가 높아져 있다 보니 30억원대 미만의 물건을 찾기 어려운 데다 매물도 거의 없는 편이다”라고 지적했다. 임차인의 월세를 마냥 올릴 수도 없다 보니, 무리한 대출로 빌딩을 샀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더군다나 지난 3월부터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까지 시행되면서 대출이 더욱 까다로워졌다는 것. 이 영향으로 지난 2분기 빌딩 매매 시장은 침체를 겪기도 했지만, 최근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회복세에 들어섰다고 오 대표는 전했다.
그는 “현재 주거지나 직장 부근, 어릴 적 오랫동안 살았던 동네와 같이 잘 아는 지역에서 빌딩을 찾는 게 현명하다”며 “자금에 여유가 있고 빌딩 투자 경험이 있다면 특A급 상권인 강남, 명동, 홍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남과의 접근성이 좋은 용산, 성동, 광진, 동작, 강동구 등을 비롯해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도 눈여겨볼 곳이라고 주장했다. 자금이 적다면 A급 상권의 이면이나 평범한 골목상권도 고려해보라고 권했다. 예전에는 역세권이나 대로변이 가격이 높고 임차인도 선호했지만,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타고 분위기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는 “소비자들이 크고 좋아보이는 가게나 빌딩을 찾아 들어가는 시대는 지났다”며 “SNS를 보고 골목이나 이면까지 찾아가기 때문에 똑똑한 임차인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차인으로 사무실이나 업무시설보다는 근린생활시설이 유리하다고도 덧붙였다. 대출에 더 유리한 데다 임차인을 관리하기도 용이해서다. 공실로 남겨두더라도 똑똑한 임차인을 구하는 게 우선이라고 오 대표는 말했다. 또한 빌딩을 고를 때는 박스 형태보다는 코너형이 낫고, 남향보다는 북향이, 경사면보다는 평지가 좋다고 했다. 자금 조달이나 증여를 감안하면 단독으로 매입하기보다는 공유로 매입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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