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가을 산행을 준비하며

입력 2018-09-04 19:25  

김준동 <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jdkim@korcham.net >


가을이 왔다. 폭염의 시간을 밀어내고 찾아온 가을이 더없이 반갑고, 어김없이 찾아오는 사계절이 더없이 감사하다.

바야흐로 등산의 계절이다. 구석에 놓인 등산복을 꺼내 단풍으로 물들 가을 채비를 하느라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가슴은 벌써 설렌다. 산악회에서도 산악 일정을 알려온다.

등산에는 종류가 많다. 우선 그냥 올라갔다 내려오는 원점회귀 등산과 산을 가로지르는 종주 등산이 있다. 종주 등산에는 타는 능선에 따라 정맥종주, 대간종주 등 다양하다. 주말 산행으로는 대부분 원점회귀 등산이나 산을 단순히 넘어가는 등산이 일반적이다. 산을 많이 타면 탈수록 종주 산행을 선호하게 된다.

필자가 참여하는 백두대간 산악회에 나서보면 소위 프로들이 와 있다. 100대 명산 등산을 마쳤거나, 백두대간을 여러 번 오른 사람들이다. 종주산행은 하늘길이라고 이야기하는 능선을 따라 걷는다. 밤새도록 걸으면서 밤하늘의 별을 보고 새벽에 장엄하게 떠오르는 일출을 볼 때 느끼는 감동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종주 산행을 하면 세상도 개별 산이 아니라 산맥으로 봐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재작년 초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 이후 4차 산업혁명 돌풍이 일었다. 이젠 국내에서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인공지능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세상 어느 나라가 우리보다 4차 산업혁명에 이렇게 열광했을까 싶다. 정부는 당장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 넣는다고 발표했다.

새로운 트렌드에 대응하는 면에서 대한민국은 최고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도 발전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등산에 비유하자면 산 하나를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원점회귀 등산에서는 누구보다도 빠르다.

그러나 종주 등산의 관점에서 좀 더 의연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설악산과 지리산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오대산, 태백산, 속리산, 덕유산 등을 통해 산맥으로 이어져 있다. 소위 증기기관의 발명이라는 1차 산업혁명도 2차, 3차를 거쳐 지금의 4차 산업혁명으로 이어져 왔다.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은 5차, 6차 산업혁명으로 이어질 것이다.

산이 산으로 이어져 장대한 산맥을 이루듯 산업혁명 또한 우리의 다음 세대를 통해 계속 이어질 것이다. 매번 이를 넘지 않으면 우리는 발전을 지속할 수 없다. 종주 산행에 보다 강한 체력이 필요하듯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새로운 산업혁명을 주도해 나가기 위해 국가적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준비할 필요가 있다.

이 아름다운 가을, 종주 산행을 권하고 싶다. 우리나라의 산들이 이어져 있는 산맥을 굽어보면 앞으로 우리가 넘어야 할 새로운 산업혁명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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