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무차별 '트윗 전쟁'… 맘에 안들면 피아 구분 없이 누구든 공격

입력 2018-09-04 22:19   수정 2018-09-04 23:0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지지기반인 노동조합 위원장과 야당인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는 물론 자신이 임명한 법무장관까지 트위터로 공격해 화제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아(彼我) 구분 없이 무차별 공세를 퍼부은 것이다. 오는 11월6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이 하락하자 조급증이 생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노동절인 이날 최대 노동단체인 미국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의 리처드 트럼카 위원장을 향해 “노동조합을 형편 없이 대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트럼카가 전날 “고용지수는 좋지만 월급은 내려가고 기름값은 올라가고 있다”며 “노동자들이 실제로 그리 잘 지내고 있지 못하다”고 비판하자 발끈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의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자 “나에겐 행운”이라며 조롱했다. 케리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끔찍한 합의”라며 지난 5월 탈퇴한 ‘이란 핵협정’ 체결의 주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임명한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도 공격했다. 그는 트위터에 “두 명의 인기 있는 공화당 하원의원에 대한 수사가 11월 중간선거를 목전에 두고 ‘제프 세션스 법무부’에 의해 널리 알려지게 됐다”며 “쉽게 이길 두 선거가 불확실해졌다”고 적었다. 또 “민주당은 이제 그(세션스)를 사랑해야 한다”고 비꼬기도 했다.

두 명의 하원의원은 지난달 주식 내부자거래, 선거자금 유용 혐의 등으로 기소된 크리스 콜린스(뉴욕주)와 덩컨 헌터(캘리포니아주)로 대표적인 ‘친트럼프’ 의원이다. 이에 대해 벤 새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미국은 (다수당과 소수당에 별개의 법을 적용하는) 바나나공화국 같은 나라가 아니다”고 쓴소리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에서 ‘가짜 뉴스’라고 비판하는 횟수도 부쩍 늘었다. 미 공영 라디오 NPR은 지난달 ‘가짜(fake 또는 phony)’ 단어가 포함된 ‘트럼프 트윗’이 46건으로 이전보다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과거 성추문과 2016년 대선에서 러시아와의 유착 의혹 등으로 위기감이 고조된 것과 무관치 않다고 NPR은 지적했다. 지난달 31일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36%로 지난 4월 조사(40%) 때보다 4%포인트 하락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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