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급 확대 속도전…추석 前 후보지 발표
안산에 2곳…각각 9000·7710가구 공급
8곳 다합쳐 평촌 1기 신도시급 규모
"일부는 서울 접근성 떨어져 수요분산 미지수"
[ 최진석/허란/윤아영 기자 ] 수도권 아파트 공급 확대 방안과 관련해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3일 “대규모 단지를 조성하는 방식이 아니라 생활 근접성이 높은 지역 여러 곳에 소규모로 주택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5일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LH(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8개 신규 공공택지 입지는 이런 기준에 부합한다. 준신도시급 규모는 찾아보기 어렵다. 역세권도 있다. 다만 일부는 서울에서 너무 멀어 수요 분산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신규 택지 8곳에서 4만 가구 공급
정부가 경기도에서 공공택지 공급을 추진 중인 곳은 모두 21곳으로 늘어났다. 앞서 정부가 입지를 공개한 곳이 13곳, 이날 신 의원이 공개한 곳이 8곳이다.
신 의원은 일부 지구를 제외하곤 정확한 위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행정구역만 공개했다. 안산 2곳(162만3000㎡, 74만5000㎡) 과천(115만6000㎡) 광명(59만3000㎡) 의정부(51만8000㎡) 시흥(46만2000㎡) 의왕(26만5000㎡) 성남(6만8000㎡) 등이다. 이 중 개략적이나마 입지가 공개된 곳은 과천(지하철 4호선 선바위역 일대)과 의왕(월곶판교선 청계역 주변)이다.
총면적은 542만㎡고, 건설되는 주택은 3만9189가구다. 1기 신도시로 개발된 평촌(510만㎡)과 비슷한 규모다. 이를 포함한 21곳의 총면적은 1272만3000㎡, 총가구 수는 9만622가구다. 전문가들은 과천과 광명, 성남, 의왕에 공급되는 주택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했다. 규모를 보면 안산 2곳의 주택 수가 1만6700가구로 가장 크다. 과천이 7100가구로 뒤를 잇는다. 광명이 4900가구로 세 번째로 크다.
전문가들은 신규 택지 후보지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후보지 대부분이 기반시설 주변에 있어 괜찮다”며 “현재 상황에서 한 도시에 5만 가구를 모으는 것은 불가능하니 1만 가구 단위로 나눠서 여러 곳을 개발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광명 주변에 주택을 공급해주면 공급 부족 해소에 일부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이명박 정부 때 보금자리주택이 단기적으로 집값 안정화에 효과가 있었던 것은 분양 가구만 70만 가구로 많았기 때문”이라며 “현재 규모로는 집값 안정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입지 따라 희비 엇갈릴 것”
이에 앞서 국토교통부와 LH는 작년 경기도에 13곳의 공공택지 입지를 발표했다. 의왕 월암, 군포 대야미, 부천 원종·괴안, 구리 갈매, 남양주 진접2, 성남 복정·금토, 김포 고촌2 등 10개 지구(479만1000㎡)에 3만9901가구를 공급하기 위한 지구 지정은 이미 완료됐다. 주민공람이 완료된 화성 어천, 성남 서현, 시흥 거모 등 3개 지구(250만2000㎡)는 지구 지정을 앞두고 있다. LH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지역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규 택지 후보지까지 주택 공급이 확정되면 총 9만 가구 이상이 수도권에 새로 공급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안산 2곳은 부지가 크고 주택 규모도 총 1만6700가구로 많지만 서울 접근성이 떨어진다”며 “이미 공급 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어 지역 부동산 시장을 더 침체시키는 부작용이 나타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최진석/윤아영/허란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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