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보름 만에 외부 활동… 미사일 개발 주역 빈소 찾아

입력 2018-09-05 17:39  

9·9절 열병식 '로키' 모드
ICBM 등 과시 안할 듯



[ 박동휘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이 방북한 5일 외부활동을 재개했다. 지난달 21일 김영춘 전 인민무력부장의 영결식 참석 이후 보름 만이다.

조선중앙통신은 5일 김정은이 최근 사망한 주규창 전 노동당 기계공업부(현 군수공업부) 부장의 빈소를 찾았다고 보도했다. 조문은 지난 4일 이뤄졌다. 주규창은 북한 군수공업 분야 원로로, 과거 미사일 개발 등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 북한이 2009년 4월 발사한 장거리로켓 ‘은하 2호’와 2012년 4월과 12월 발사한 ‘은하 3호’ 개발에도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은 지난달 24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일정 취소 즈음부터 공식석상에서 사라졌다. 두문불출에 가까운 그의 행보에 북한 전문가들은 급격한 상황 변화에 따른 전략 짜기 차원이라고 해석했다. 대북 특사단 방북에 맞춰 외부활동을 재개한 것은 어느 정도 생각이 정리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얘기다.

북한은 또 오는 9일 북한의 정권수립일인 이른바 9·9절 열병식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미국을 자극할 무기는 공개하지 않고 ‘로키(low key)’로 치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22일 평양 미림 비행장 일대를 촬영한 상업위성사진을 토대로 “열병식은 지난 2월 건군절 당시보다 작거나 비슷한 규모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 제프리 루이스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비확산연구센터 소장의 평가를 전했다. 탱크와 자주포, 대공미사일, 로켓 발사대 등이 포착됐지만 ICBM급 무기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북한 전문 사이트 38노스도 최근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ICBM이나 이를 운반하기 위한 이동식 발사대(TEL)가 관측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러시아는 9·9절 행사에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상원의장을 파견하기로 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전날 중국이 시진핑 국가주석을 대신해 공산당 서열 3위인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보내기로 한 데 이어 러시아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마트비옌코 의장을 파견, 북한에 성의 표시를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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