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숨어있는 실력파 래퍼들을 발굴해왔던 '쇼미더머니'가 이제는 음악 팬들에게 힙합의 방향을 제시하고 해외 팬들에게는 '한국 힙합'을 소개하는 하나의 장치로 진화한 느낌이다. 이제는 제작진과 프로듀서들이 하나가 돼 힙합을 뛰어 넘는 하나의 예술 장르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느낌까지 들게 만드는 '쇼미더머니'가 어느새 일곱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MC 박슬기의 진행으로 Mnet '쇼미더머니 777'(이하 쇼미더머니) 제작발표회에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포착한 '쇼미더머니 777' 관전 포인트 세가지를 짚어봤다.
▲"베팅 시스템…우려보다 기대를 해달라"
'쇼미더머니 777'에는 이전과는 다르게 베팅 시스템을 도입해 프로그램에 변화를 줬다. 총 2억 원의 상금을 5,000만 원씩 네 팀이 나눠 갖는 것으로 시작하며 심사위원들은 이 돈을 '래퍼 평가전'을 통해 참가자들에게 베팅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 시스템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고 제작진은 명쾌하게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최승준 CP는 "'쇼미더머니'는 제목부터 '머니'가 들어간다. 누군가에게는 자극적인 소재일 수 있다. 하지만 래퍼들이 말하는 돈의 의미는 사실 그 뿌리를 찾아가보면 돈 앞에 굴복하지 않고 돈으로 재능을 사려는 사람들에게 타협하지 않는 것에 있다. 그렇게 래퍼들은 자신의 무기인 랩만 가지고 돈을 벌었다. 힙합을 사랑하는 분들은 래퍼들이 돈만 ?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걸 너무나 잘 알고 계신다. 베팅 시스템은 전 시즌과는 다르게 룰을 변경해서 지금 현재의 가장 핫한 래퍼가 누구인지를 돈이라는 장치로 사용했다. 예능적인 재미인 거다. 도박적으로 한탕을 노리는 이야기를 전혀 다루고 있지 않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신정수 국장은 "도박은 자기 돈으로 하지 않나. '쇼미더머니'는 제작진이 돈을 주기 때문에 도박이 아니다. '슈퍼스타 K'도 상금을 걸고 하듯 '쇼미더머니'도 마찬가지다. 재미적인 요소 중에 하나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자신의 랩에 대한 자부심이 결합되면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렇듯 제작진은 2억원이라는 거액을 하나의 예능적인 장치라고 규정하며 '쇼미더머니'의 재미를 배가시킬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어느 때보다 훌륭한 실력의 참가자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제작진과 8인의 프로듀서들은 입을 모아 이번 시즌 참가자들의 실력이 너무나 뛰어나다고 밝혔다.
프로듀서들은 "참가자들이 너무 잘해서 영감을 받았다", "높은 수준의 참가자들이 많고 프로듀서 팀 별 색깔이 다양해서 재밌을 것이다", "역대 시즌 중 가장 재밌다. 참가지들이 진짜 멋있다", "저희도 참가자들에게 배우고 도전하고 있다. 좋은 음악으로 보답하겠다"며 참가자들에게 엄지를 치켜세웠다.
특히 넉살은 "참가자에서 프로듀서로 입장이 바꼈다. 당연히 느끼는 바가 크다. 참가자와 프로듀서의 접근 방식은 완전히 반대다. 특히 참가자로 할 때 기억이 많아 난다. 그렇기때문에 배려도 해야했다. 그리고 어떤 참가자를 뽑는지는 기준이 없다. 그냥 저희 마음이다. 기준같은 건 없다. 이미 너무 잘하는 참가자들이 많이 때문에 기술적인 부분을 넘어서 저희 마음을 움직이는 참가자들을 뽑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제작진도 한 마디 거들었다. 신정수 국장은 "7번째 '쇼미더머니'를 준비하고 있다. 100여 명의 제작진이 준비를 했고 1만 3000여 명의 지원자들이 준비를 했다. 관심 있게 지켜봐달라"라고 당부했다.
최승준 CP는 "참가 아티스트의 수준이 너무 올라가서 지금 참가하는 출연자들은 이미 철학적으로나 기술적 숙련도나 아티스트 수준으로 올라오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재원이 풍부해졌다. 어제 시사회를 했는데 탄성이 터져나올 정도로 너무나 훌륭한 참가자들이 많이 나와서 기대가 된다. 지켜봐 주시고 관심 가져달라"라고 덧붙였다.
프로듀서들과 제작진의 말처럼 이번 시즌에는 나플라, 루피, 키드밀리, 최하민, 윤병호, 오담률, 조원우, 차붐, ph-1 등 실력자들이 대거 참여해 이미 시작 전부터 큰 화제를 일으켰다. 특히 먼저 공개된 영상을 통해 프로듀서 4팀 모두 나플라를 강력한 우승후보로 점찍기도 해 힙합 팬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잘하는 랩'의 기준을 재정립하다
또한 이 자리에서는 좋은 힙합에 대한 진지한 토론도 이어졌다. 스윙스는 "힙합, 그리고 랩이라는 장르 자체가 어려운 장르가 아니다. 이해하기가 굉장히 쉽다. 가장 중요한 건 라임만 있으면 랩을 할 수 있다. 단지 라임을 갖고 잘하느냐 못하느냐의 문제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랩을 기술적으로 얼마나 잘하느냐가 중요했다. 노래가 음정이 정확하게 맞아야하는 것처럼 랩은 박자를 잘 맞추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랩을 복잡하게 창의적으로 하면 잘한다고 생각했었다. 마치 랩을 올림픽처럼, 경쟁적인 스포츠처럼 랩을 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에는 남들보다 기술적으로 더 뛰어나게 하는 게 중요했다면 이번 시즌에는 기술적인 부분을 넘어서 자기 자신을 얼마나 다르게, 또 정확하게 표현하느냐가 중요하게 됐다. 내 삶과 패션, 생각을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중요하다. 지금은 내가 얼마나 남들과 다르게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라고 말해 좋은 힙합의 기준이 기술적인 면에서 더 진보했음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도끼같이, 기리보이같이, 누구를 따라하는 참가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이제는 자기만의 것, 랩을 기술적으로 넘어서 예술적으로 접근하는 사람이 랩을 잘한다고 볼 수 있다"라며 잘하는 랩의 기준을 재정립했다.
이처럼 2018년 새롭게 돌아온 '쇼미더머니'에는 기리보이&스윙스, 딥플로우&넉살, 더 콰이엇&창모, 코드 쿤스트&팔로알토가 출연한다. 이번 '쇼미더머니'가 역대급 시즌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그 동안 시즌과 달라진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먼저 총 상금이 지난 시즌의 2배인 2억원으로 올라 더욱 강력해진 스케일을 예고했다. 또한 그동안 방송에서 보여줬던 쇼미더머니의 대표 장면인 수천 여 명의 지원자들이 한 공간에 모여 치르는 대규모 1차 예선이 폐지됐고 새로운 래퍼 선발 시스템이 도입됐다.
이에 1차 예선장에서 가능했던 현장지원도 없어졌으며 공식 이메일과 홈페이지, SNS에 지원한 영상으로 심사를 진행해 이 과정을 통과한 실력파 래퍼들만 출연한다. 여기에 베팅 시스템이 접목돼 한층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Mnet '쇼미더머니 777'은 매주 금요일 11시에 방송되며 첫 방송은 오늘(7일) 밤 11시에 시작된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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