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백' 한지민이 청순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이 아닌 거칠고 냉소적인 역할로 돌아온다.
영화 '미쓰백' 제작보고회가 11일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됐다.
'미쓰백'은 스스로를 지키려다 전과자가 된 백상아(한지민 분)가 세상에 내몰린 자신과 닮은 아이를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단편영화 '그녀에게'로 207년 샌프란시스코 매드캣 국제 여성 영화제, 2008년 블라디보스톡 아시아태평양 국제 영화제에 초청된 이지원 감독의 첫 장편 영화다.
한지민은 이미지 변신으로 일찌감치 화제가 됐던 '미쓰백' 역할에 대해 "'왜 나에게 이 시나리오를 줬을까?' 생각했다"고 말해 호기심을 자아냈다.
백상아는 누구도 믿지 않고, 아무것도 마음에 두지 않았지만 자신과 닮은 아이를 만나면서 세상에 맞서기로 결심하는 인물이다. 한지민은 "이전의 이미지가 있다보니 변신이란 말을 붙여주시는데, 배우로서 변신의 기회를 갖는 건 감사한 일이다"며 "그런 마음으로 작업했다"고 밝혔다.
또 "백상아의 캐릭터와 감정이 기존에 제가 했던 부분과 상이한 부분이 있어서 '왜 이렇게까지 자란 걸까' 그런 서사에 대해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했다"며 "그래서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한 말투, 시선 처리 등을 고민했다"고 준비 과정을 소개했다.
뿐만 아니라 완벽한 미쓰백의 모습을 선보이기 위해 직접 술을 마시고 음주를 하는가 하면, 화장기 없는 얼굴로 카메라 앞에 섰다.
한지민은 '음주연기'에 대한 질문에 쑥스러워 하면서도 "작품 안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술취한 연기를 하는 방법은 진짜 술을 마시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드라마에선 시간에 쫓겨서 못하는데, 전 영화를 찍을 때 술 취한 장면은 항상 술을 직접 마셨다"고 연기 철학을 소개했다.
한지민의 연기 열정에 이지원 감독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지원 감독은 "이전에 알던 한지민과 극과 극의 이미지라 처음엔 백상아 역할로 바로 떠올리진 못했다"며 "처음 봤을 때 한지민 배우가 위 아래로 검은 옷을 입고 걸어갔는데, 클러치가 일수가방처럼 느껴질 정도로 눈에서 강렬함을 봤다"고 첫 인상을 전했다.
그러면서 "한지민 씨에게 관심이 생겨서 며칠을 검색하며 찾아보는데, 운명처럼 한지민 씨에게 '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이거야 말로 운명 같다"고 캐스팅 비화를 소개했다.
촬영장에서 "너무 예쁜 얼굴 때문에 일부러 미모를 죽였다"며 백상아로 변신하는 과정을 전하기도 했다.
이지원 감독은 "여배우들이 예쁘게 보이기 위해 반사판을 비추는데, 한지민 배우는 너무 환하고 예뻐서 일부러 검은 반사판을 비췄다"며 "제가 요구하는 부분들은 여배우가 받아들이기 힘든 것도 있었는데, 그걸 다 소화해줬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지원 감독의 칭찬에도 한지민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는 견해를 전했다.
한지민은 "여배우가 꾸미지 않으면 '미모를 내려놓았다'고 하는데, 백상아가 세차장, 마사지샵에서 일하며 처절하게 살아가는데, 그걸 보여주기 위해선 필요한 부분들이었다"며 "다행히 겨울에 촬영해서 피부를 건조하게 하고, 주름도 많아져서 잘 표현된 거 같다"고 밝혔다.
'미쓰백'은 여자 배우가 타이틀롤을 맡고, 다소 무거운 메시지를 담으면서 2년 전에 촬영됐음에도 개봉 시기가 미뤄졌다. 한지민도 이런 부분에 "여배우가 중심이 되는 영화가 개봉되기까지 어려움은 있는 것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현실적인 이야기"라면서 "다들 관심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미쓰백'은 오는 10월 11일 개봉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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