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인덱스펀드' 투자자, 홍콩H지수 급락에도 떨지 않는 이유는 …

입력 2018-09-1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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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다양한 ELS에 시차 두고 분산투자
글로벌 변동성 커졌을 때 '추가 투자'

개별 ELS와 달리 가입금액 제한 없고
소액·적립식 납입 가능…출금 자유로워



[ 조진형 기자 ]
미·중 무역분쟁이 지속되면서 주가연계증권(ELS) 원금 손실을 걱정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국내 ELS 대다수가 기초자산으로 사용하는 홍콩H지수(HSCEI)가 가파른 내리막을 타고 있어서다. 올해 상반기 증시 부진 속에서 ‘시중금리+알파(a)’를 기대하는 자금이 ELS로 50조원 가까이 몰렸다. 하지만 불안에 떨지 않는 ELS 투자자도 있다. ELS인덱스펀드에 가입한 이들이다. ELS인덱스펀드는 다수의 ELS에 시차를 두고 분산투자하는 상품이다. 요즘과 같이 홍콩H지수 변동성이 커졌을 때가 ELS인덱스펀드에 가입하기 좋은 적기라고 전문가들은 추천하고 있다.

◆ELS펀드, 분산투자 효과 탁월

개별 ELS 투자 시 손익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기초자산과 투자 시기다. 정해진 시점에 특정 지수나 주가가 일정 범위에 있으면 미리 약속한 수익을 받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변동성이 갑자기 커지면 자칫 손실을 볼 우려가 있다.

2~3년 전 홍콩H지수 급락으로 ELS 투자자 상당수가 원금 손실 가능성에 노출됐었다. 홍콩H지수는 2015년 4~6월 14,000~15,000선에서 움직이다가 이듬해 7500선까지 폭락했다. 요즘 홍콩H지수가 다시 10,000선 부근으로 떨어지면서 ELS 투자자들은 좌불안석이다. 적지 않은 투자자가 연초 홍콩H지수 13,000선에서 ELS에 가입했다.


주식 직접투자보다 간접투자가 안전하다는 건 누구나 잘 안다. 한 가지 종목에 ‘몰빵’하지 않고 여러 종목에 분산투자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ELS를 투자하면 주식보다 더 큰 분산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투자대상(기초자산)뿐 아니라 투자 시기까지 분산투자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실행에 옮기는 이들은 많지 않다. 여러 개의 ELS를 가입하는 게 번거롭기도 하고, 최소 가입금액이 있어 투자금도 만만찮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ELS인덱스펀드를 활용하면 모든 게 간단해진다. ELS인덱스펀드는 10개 이상의 만기 3년짜리 ELS들의 평가가격을 지수화해 이를 추종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조기상환 또는 만기상환 때마다 자동으로 동일한 구조의 새로운 ELS를 편입하게 된다. 하나의 ELS가 손실 진입 구간에 진입해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ELS인덱스펀드는 개별 ELS와 달리 만기가 없다. 홍콩H지수 등 기초자산이 떨어지면 추가로 자금을 납입해 수익률을 높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개별 ELS처럼 최저 가입금액 제한이 없다. 소액 투자가 가능하고, 매월 적립식으로 돈을 넣을 수도 있다. 만기까지 돈이 묶여야 하는 ELS와 달리 언제든 돈을 뺄 수 있다는 점도 편리하다.

◆“변동성 커졌을 때 더 유망”

ELS인덱스펀드는 신상품은 아니다. 4년 전에 출시됐다. 상품도 많지 않다.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각각 운용하는 ‘삼성ELS인덱스펀드’와 ‘한국투자ELS지수연계솔루션펀드’가 전부다.

삼성ELS인덱스펀드는 홍콩H지수와 유로스톡스5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13개를 2주 간격으로 편입해 투자한다. 13개 ELS 각각은 기초자산과 수익구조는 동일하지만 투자시점이 분산돼 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건물주가 1명에게 건물 전체를 13억원에 임대하는 것과 13명의 세입자에게 각각 1억원에 임대하는 것을 비교하면 된다”며 “전자에선 세입자가 임대료를 내지 못하면(ELS 만기에 손실 발생) 손실이 40%에 달하지만 후자에선 3%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국투자ELS지수연계솔루션펀드는 코스피200과 홍콩H지수, 유로스톡스50 등을 조합한 ELS 20개를 선별해 투자한다. 중국-유럽 조합에 10개, 한국-중국과 한국-유럽 조합에 5개씩 투자한다. 삼성자산운용 상품과 달리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활용하고, 시장상황에 따라 인덱스의 투자 비중을 조절하고 헤지를 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ELS인덱스펀드는 지난 3년 20~30% 수준의 수익률을 거뒀다. 뛰어난 분산투자 효과에도 인기는 많지 않다. 올해 글로벌 증시 하락으로 수익률이 정체돼 있는 점도 한 요인이다.

하지만 ELS인덱스펀드는 시장이 좋지 않을 때 투자하는 게 정석이라고 말한다. 한국투신운용 관계자는 “가입시점에 따라 이미 발행돼 가격이 낮아진 ELS에 투자하는 효과로 개별 ELS 상품에 투자할 때보다 높은 평가차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며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라면 좋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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