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법조인 열전
(1) 법률 초석 닦은 '고등고시 사법과'
공직·정계로 진출 활발
한승헌 변호사, 인권 활동하다
김대중 정부 감사원장 지내
이한동 前총리, 탁월한 정치력
정권 3대 당내 원내총무 기용
국내 로펌 태동 이끌어
하버드 로스쿨출신 이태희 변호사
1977년 세운 로펌, 광장 모태로
김인섭 변호사, 배명인·이정훈과
태평양 설립…영문명 '배·김&리'
[ 안대규 기자 ]
고등고시 사법과는 1949년부터 1963년까지 대통령령에 따라 치러진 현 사법시험의 전신이다. 고등고시 사법과 출신들은 1950년 6·25전쟁과 남북분단, 1960년 4·19혁명과 1987년 6월 민주항쟁 등 혼란 속에서도 국내 법률 인프라의 초석을 다진 공로가 컸다는 분석이다. 고등고시 사법과 출신 중에는 대형 법률회사(로펌)의 맹아를 틔운 리더가 많았다. 격동의 시기 속에서 법조계를 떠나 국무총리와 법무부 장관 등으로 국가의 부름을 받거나 요동치는 정치권 속에 몸을 던지는 모험을 감행하기도 했다.
◆공직·정계로 대거 진출
고등고시 사법과 합격자는 1949년(1회) 16명, 1953년(5회) 12명 등에서부터 1961년(13회) 110명까지 연도별로 천차만별이었다. 연간 1000명 이상 변호사를 배출하는 현재와 달리 당시 경쟁이 치열하지 않고 법률시장도 좁아 법조인의 경제적 형편은 나쁘지 않았다. 법조계에 남아 국내 법률 인프라 발전에 공헌한 사람으로는 송상현 유니세프한국위원회 회장(고등 16회)이 있다. 그는 서울대 법대 교수로 35년간 후학을 양성했고 국제형사재판소 소장과 미국 하버드대·컬럼비아대 교수 등을 지냈다.
윤관 전 대법원장(고등 10회)은 청렴 법관의 표상으로 재임 시절 영장심사제 도입 등 사법제도에 큰 획을 그은 것으로 유명하다. 윤준 현 수원지방법원장의 부친이기도 하다. 노무현 정부 시절 사법개혁에 앞장선 이용훈 전 대법원장(고등 15회) 역시 공판중심주의와 불구속 재판 등으로 ‘인권보호’를 정착시켰다는 평가다.
탄탄한 법률지식을 기반으로 관직으로 부름받은 사람도 많다. 한승헌 변호사(고등 8회)는 인권변호사로 헌신하다 김대중 정부 때 감사원장을 지내고, 노무현 정부에서 사법제도개혁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김영삼 정부 시절 헌법재판소장을 지낸 김용준 법무법인 넥서스 고문(고등 9회)은 박근혜 정부 시절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되기도 했다. 삼성물산 합병 당시 엘리엇을 대리하면서 유명해진 넥서스의 설립자 최영익 대표변호사의 장인이기도 하다. 신건 변호사(고등 16회) 역시 김대중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장을 지냈다. 현홍주 전 법제처장(16회)은 국회의원과 주유엔대표부 대사, 주미대사 등을 거쳤다.
법조계에서 덕망이 높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고등 8회)는 감사원장과 국무총리 등을 거쳐 오랜 기간 대권주자로 활약했다. 이한동 전 국무총리(고등 10회)는 노태우 정부 시절 내무부 장관을 맡으며 풍산금속, 현대중공업 노조 파업을 ‘단칼’에 진압한 것으로 유명하다. 정권 3대를 거치며 연속 당내 원내총무로 기용될 만큼 탁월한 정치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고등고시 사법과 12~13회 출신 중에는 정계 진출이 많았다. 검찰총장 출신인 김기춘 박근혜 전 대통령 비서실장(고등 12회)은 한나라당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서울대 재학 중 사법·행정·공인회계사 등 고시 3개를 모두 합격한 ‘수재’ 박찬종 법무법인 산우 고문(고등 12회)은 5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고(故) 박상천 민주당 대표(고등 13회)는 5선 의원을 지냈고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고등 13회)은 6선 의원 출신이다. 판사 출신 목요상 전 의원(고등 13회)은 4선 의원을 지냈다.
◆로펌 태동의 주역들
국내 첫 로펌은 조선변호사시험 3회 출신인 고(故) 김흥한 변호사가 국내 최초 여성변호사인 이태영 변호사와 1958년 세운 ‘이&김’이었다. 이후 ‘김·장·리’로 이름을 바꿨고 합병을 거쳐 현재 법무법인 양헌이 됐다.
국내 1위 로펌 김앤장은 한국인 최초로 하버드대 로스쿨 학위를 받은 김영무 변호사(사법시험 2회)가 1973년 설립했다. 그해 말 서울대 법대 동기인 장수길 전 서울민·형사지법 판사(고등 16회)가 합류하면서 이름이 ‘김&장’이 됐다. 장 변호사는 1971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 유신 반대 시위자에게 ‘무죄판결’을 내리면서 정권에 미운털이 박혔다. 법관 재임용에도 탈락하면서 김 변호사와 손잡게 됐다. 현재 김앤장을 이끄는 이재후 대표변호사(고등 13회)는 김영무, 장수길 변호사와 함께 김앤장을 1등 로펌으로 키운 주역이다.
법무법인 광장은 하버드 로스쿨을 나온 판사 출신 이태희 변호사(고등 14회)가 1977년 세운 한미한동법률사무소가 모태다. 그는 한진그룹 창업주 고 조중훈 회장의 사위다. 고광하 변호사(고등 15회)도 설립에 참여하면서 영문명이 ‘리&코’가 됐다. 이후 국회의원 출신 김찬진 변호사(고등 15회)가 세운 옛 광장 법무법인과 합치면서 규모가 커졌다. 이 변호사는 2009년 은퇴하면서 후배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다며 광장에서 일절 돈을 받지 않고, 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 등록도 말소했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1986년 판사 출신 김인섭 변호사(고등 14회), 법무부 장관과 국가안전기획부장을 지낸 배명인 변호사(고등 8회), 검사 출신 이정훈 변호사(사법연수원 1기) 등이 설립했다. 영문명이 ‘배,김&리’로 정해진 것도 이 때문이다. 이후 오용석, 강종구, 오양호, 서동우, 김인만, 이후동, 한이봉, 김갑유 변호사 등 우수 인재들이 합류하면서 성장가도를 달렸다. 고등고시 사법과 출신 가운데 로펌 설립자는 법무법인 충정을 세운 황주명 변호사(고등 13회)도 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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