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공작 의혹' 조현오 전 경찰청장, 경찰 2차 출석…수사단 비난

입력 2018-09-12 14:05  


MB정부 시절 댓글공작을 총지휘한 혐의를 받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12일 경찰에 재출석했다. 조 전 청장은 이날도 자신의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며 수사단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경찰청 특별수사단은 이날 오전 조 전 청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피의자로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조 전 청장은 2010~2012년 경찰청장 재직 당시 경찰청 보안국과 정보국 등 각 조직을 동원해 온라인에서 정부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고자 경찰관들에게 댓글을 달게 하는 등 사이버 여론대응 활동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다.

오전 9시께 출석한 조 전 청장은 "허위사실로 경찰을 비난하는 경우 적극 대응하라는 말을 공문으로 전국 경찰에 하달했고 공개 회의 석상에서 공식적으로 지시했다. 이게 어떻게 정치공작이고 여론조작인가"라고 말했다.

또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경찰청이 가장 많이 사용한 주요 단어가 시비, 집회, 시위, 불법, 폭행, 도로 점거, 경찰서 등 모두 업무 관련된 것 뿐이다. 하루에 댓글 8.2건, 트윗 14건을 가지고 여론 조작이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수사하는 경찰청 특별수사단에 "일부 일탈된 글을 언론에 흘려 여론을 호도하려 들지 말고 모든 댓글과 트윗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조 전 청장 재직 당시 경찰청 보안국은 차명 아이디(ID)나 해외 인터넷 프로토콜(IP)을 이용하는 등 수법으로 일반인을 가장해 구제역 등 각종 현안과 관련해 정부를 옹호하는 내용의 댓글 4만여건을 단 것으로 조사됐다.

특수단은 이날 조사에서 조 전 청장이 댓글공작을 기획한 경위, 활동체계, 댓글공작으로 대응한 현안에 대해 집중 추궁할 예정이다.

수사단은 그간 경찰청 보안국, 정보국, 대변인실 등 당시 댓글공작 관련 부서에 근무한 이들을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조 전 청장이 이같은 활동을 지시하고 보고받았다는 일관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단은 가능한 한 이날로 조 전 청장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추후 신병처리 방향을 정할 계획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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