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학회' 참가한 국내 연구자 1317명…'연구 윤리 해이' 심각

입력 2018-09-12 14:52  

2회 이상 악용한 경우도 180명



2014년부터 5년간 허위 학술단체 '와셋'(WASET)과 '오믹스'(Omics)에 참가한 국내 대학·연구기관 소속 연구자가 모두 1317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2회 이상 참가한 연구자도 180명에 달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교육부는 238개 대학, 4대 과학기술원, 26개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을 대상으로 와셋 및 오믹스 참가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이 중 대학이 83개, 출연연이 21개였고 4대 과기원은 모두 포함됐다.

대학 중에서는 서울대와 연세대에서 각각 88명, 82명의 연구자가 이들 허위 학술단체에 참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카이스트에서는 43명이,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는 26명이 참가했다.

가짜학회는 논문 발표·출판 등 형식만 학회일 뿐 실제 연구 목적은 없는 모임이다. 정부 R&D 지원을 받는 대학·연구기관 연구자들이 이들 학회에 참여해 논문을 제출한 뒤 정부에 실적으로 보고하고 혈세로 마련된 연구비를 지원받는 등 악용한 사례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과기정통부와 교육부는 기관별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와셋과 오믹스 참가자에 대해 조사한 뒤, 이 조사에서 연구윤리 및 직무규정 위반행위가 적발된 경우 징계토록 했다. 정부는 각 기관의 조사와 처분이 미진한 경우 재조사를 하고 기관평가에도 반영해 정부 연구개발(R&D) 참여제한 등 기관 단위 제재도 시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연구비 부정사용자와 연구부정행위자의 경우 한국연구재단의 정산 및 검증을 거쳐 추가로 정부 R&D 제재처분을 부과키로 했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연구비 유용 또는 연구부정이 드러날 경우 정부가 엄정하게 조치하고, 이른 시일 내 '과학기술인의 건강한 연구문화 정착 방안'을 확정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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