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벡스코서 '한경 머니 로드쇼'
박원갑 "'9·13대책' 후 대출 막혀
외곽 거주하더라도 투자는 도심에"
강방천 "일등 기업 주식 산 뒤
1년만 기다리면 성공한다"
한상춘 "미국 경기 호황 믿고
달러에만 투자하면 안 돼"
[ 강경민/김태현 기자 ]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으로 1주택자는 돈을 빌려 집을 추가로 사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졌습니다. 차라리 투자와 거주를 분리하는 방법을 추천합니다.”(박원갑 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
“1등 기업에 경기 불황은 경쟁자를 따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1등 기업에 투자한 뒤 1년만 인내를 가지세요.”(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한국경제신문사가 지난 1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연 ‘머니 로드쇼’에서 부동산·금융 투자 전문가들이 제시한 재테크 전략이다. 이날 로드쇼에는 저성장·저금리 시대 재테크 비결을 들으려는 부산 시민 800여 명이 몰렸다. 연사 강연이 끝난 뒤에도 시민 수십 명이 연사들을 둘러싸고 재테크 관련 질문을 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보였다. 이번 ‘부산 머니 로드쇼’는 한경미디어그룹이 부산시와 함께 지난 12일부터 20일까지 진행하는 ‘2018 부산-한경 위크(WEEK)’ 행사의 하나로 마련됐다.
◆“신규 상가 대신 원룸 투자”
연사로 나선 박원갑 위원은 정부의 ‘9·13대책’에 대해 “1주택자와 다주택자는 더 이상 부동산에 투자할 마땅한 방법이 없어졌다”며 “당초 예상보다 훨씬 강력한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대책엔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강화 및 대출규제, 분양권 제한 등 모든 대책이 총망라됐다는 것이 박 위원의 설명이다.
그는 “지금으로선 서울 강남이나 부산 해운대 등 도심의 잘나가는 곳에 월세를 놓고 다른 지역에서 전세로 거주하는 방법이 1주택자로서는 최적의 선택”이라고 조언했다. 박 위원은 “1주택자는 투자와 거주 목적을 확실히 분리해야 한다”며 “거주는 외곽지역을 선택해도 되지만 투자는 반드시 역세권이나 도심 지역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방의 경우 대도시 평균 인구는 매년 줄고 있지만 일부 유망 지역의 집값은 계속 오르고 있다고 했다. 박 위원은 “부산 해운대와 대구 수성동, 광주 봉선동 등 일부 유망 지역의 집값은 계속 오르고 있다”며 “교육 및 주거 등 인프라가 좋은 곳으로 사람들이 몰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상권이 발달한 도심 외 지역에서 신규 상가를 분양받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은 “저출산·고령화로 소비가 줄어들 것을 대비하면 상가보다는 원룸이나 꼬마빌딩 같은 소형 주거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경기불황 때 1등 기업 가치 올라”
가치투자 전문가인 강방천 회장은 ‘ABBA의 시대, 위대한 기업과 함께하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경기불황일수록 1등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가 제시한 ABBA는 액티브펀드, 빅데이터, 빅컨슈머(중국 내), 액티브 시니어의 앞글자를 딴 용어다.
강 회장은 “경기불황일수록 경쟁 기업이 뒤처지고 1등 기업이 시장을 독식할 수 있는 기회”라며 “이 기간 1등 기업의 주가는 떨어질 수 있지만 잠재적 가치는 오히려 올라간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2000년대 중반 반도체 경기불황을 거치면서 다른 경쟁 기업들이 도태해 시장을 독식하게 됐다는 게 강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통상 경기불황은 1년을 넘기지 않는다”며 “1등 기업 주식을 산 뒤 1년만 인내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1등 기업을 선택할 때는 △좋은 비즈니스 모델 △시장에서의 검증 △미래 환경에 적응 가능 등의 세 가지 여부를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강 회장은 ‘ABBA의 시대’가 올수록 1등 기업 가치는 더욱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상춘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도 삼성전자처럼 해외 각국의 우량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최고의 재테크라고 조언했다. 그는 “우량종목일수록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하락폭이 작다”며 “상승장에서 상승폭이 큰 종목보다는 내려갈 때 하락폭이 작은 종목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 위원은 미국 경기 호황만을 믿고 무작정 달러에 투자하는 건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달러에 투자할 때는 단순히 미국 경기만을 볼 것이 아니라 미국의 무역적자 축소를 위한 달러 약세 등 정책 요인도 함께 바라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산=강경민/김태현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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