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광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
기술 공급자와 수요자 연결
창업·투자 활성화·재투자 등
기술사업화 생태계 조성
[ 임호범 기자 ] 한국 연구개발특구는 연구개발(R&D)을 통해 국가 지식재산을 창출하고, 사업화를 촉진해 특구 지역의 혁신성장을 견인하는 혁신클러스터 역할을 해오고 있다. 1973년 정부출연연구소를 집중시킨 과학단지 형태로 출범한 대전 대덕연구단지는 2005년 R&D에서 창업과 생산이 연계되는 지역 혁신클러스터인 대덕연구개발특구로 발전했다. 연구개발특구는 2011년 이후 광주·대구·부산·전북 등 전국 5개 지역으로 확대되는 등 지속적으로 발전해오고 있다.
연구개발특구 발전을 견인하는 양성광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사진)은 1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특구에는 46개의 정부출연연, 29개 대학 등 106개의 연구기관이 입주해 매년 10조원 가까운 금액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하고 있다”며 “11만 건(누적) 이상의 특허를 등록시키는 등 지식창출 역할을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양 이사장은 “특구에는 4804개 기업에서 18여 만 명이 근무하고 있다”며 “매출이 44조6000억원에 달하는 등 지역경제의 발전과 고용창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양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을 소개해주십시오.
“연구개발특구는 서로 다른 가치체계를 갖고 있어 협력이 어려운 기술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하고 창업과 투자 활성화, 기업 성장 및 재투자 환류하는 기술사업화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은 특구 구성원 서로를 연결하고 공공기관, 민간협회·단체와 사업연계 및 협업을 통해 지역의 혁신성장을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구에서 배출하는 연구소기업 성과가 궁금합니다.
“연구소기업은 최근 3년간 매년 140여 개가 설립되는 등 2006년 제도 시행 이후 양적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말 현재 630개가 설립돼 있습니다. 특구 사업을 통해 설립되는 연구소기업은 기업당 평균 고용인원이 4.5명으로 일반 기업에 비해 1.6배가 많고, 최근 5년간 고용 증가율이 평균 39%에 달하는 등 일자리 창출 효과도 뛰어납니다. 연구소기업은 시장 진출 후에도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연구소기업 474곳에서 2321명을 고용해 4061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시장에서 주목을 끌고 있는 콜마BNH, 수젠텍, 미코바이오메드 등도 연구소기업 출신 기업들입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전략적 사업이 눈에 띕니다.
“특구재단은 연구소기업과 기술이전 사업화(R&BD) 사업, 아이디어 및 기술창업 지원 사업, 기술금융사업 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기술이전 사업화 사업을 벌여 최근 3년간 평균 23.4%의 고용 증가와 R&D 지원 1억원당 고용인원 1.9명을 달성해 타지원 사업 대비 약 2.9배에 달하는 실적을 내고 있습니다. 지난 3년간 아이디어 및 기술창업 지원사업을 벌여 281곳의 창업을 통해 총 437개의 일자리를 창출했습니다. 기술금융 사업을 통해 1차 특구펀드의 21개 투자기업에서 448명의 일자리를 창출했고, 2차 특구펀드의 51개 투자기업에서 639명이 취업하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특구 내 다양한 혁신주체의 자원과 네트워크를 연계하는 생태계를 구축해 앞으로 3년간 총 6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핵심사업을 일자리 중심으로 재편하고 경영혁신을 이뤄나가겠습니다.”
▷과학기술단지 수출 성과도 기대됩니다.
“한국형 과학단지모델(K-STP) 해외전수사업은 연구개발특구 조성과 운영 노하우를 개발도상국에 공유하고 상호 협력하는 것을 목적으로 2008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에는 주로 개도국의 과학단지 조성 관련 정책결정자들이 참가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19회에 걸쳐 70개국 372명이 참여했습니다. 이 사업을 통해 한국 경제성장의 원동력이었던 대덕특구의 성공모델 경험을 공유하고, 참가국들에 과학단지 조성과 경제개발에 대한 실질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기술이 사업화로 이어지는 과정이 중요해 보입니다.
“특구 기술의 사업화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걸림돌도 있습니다. ‘기술 수요의 부족’을 들 수 있는데요, 특구 내에는 출연연, 대학 등 기술의 공급자는 많지만(누적 특허 등록 11만 건) 이런 기술을 활용해 벤처 창업에 도전하는 청년이나 역량 있는 기업이 부족합니다. 특구진흥재단은 기술공급자와 수요자, 기술이전 민간 전문기관 등 특구 내 혁신주체 간 네트워크 구축 사업을 벌여 기술 사업화에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구지정이 많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연구개발특구는 전국적으로 대전(대덕)·광주·대구·부산·전북 등 총 5곳이 지정·운영 중입니다. 특구 지정이 많다는 얘기는 지정 건수보다 성과가 미흡하다는 문제 제기로 보입니다. 이에 정부는 앞으로 기존 대형특구 지정 방식에서 강소형 특구 지정 방식으로 전환해 내실 있는 특구지정 및 육성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현재 강소특구 지정 신청을 접수하고 있습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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