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가지 why'를 물은 한투증권 현장면접

입력 2018-09-21 10:23   수정 2018-10-25 11:50



(공태윤 산업부 기자) 지난 16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국투자증권 1층 본사 로비에 들어서자 통유리로 된 면접장 8개가 보였다. 면접장 뒤에는 20여명의 지원자들이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투증권은 일요일인 이날 하반기 채용중인 지점영업 지원자를 대상으로 현장면접을 진행했다. 현장면접은 지원자가 이름,연락처, 자기소개 3가지 항목만 적은 A4용지를 들고 면접에 임하는 블라인드 면접이다. 현장면접 합격자는 이번 공채 지원시 서류전형을 면제 받을 수 있다. 현장면접 합격자는 10월 8일 발표된다.

휴식시간을 틈타 면접위원으로 나선 권문규 대치PB센터장(상무)에게 어떤 질문을 했는지 물었다. 권 상무는 “왜 증권사인지, 왜 한투증권인지, 왜 지점영업인지 등 ‘3가지 왜’에 대한 질문을 했다”며 “부침이 심한 증권시장에서는 자신만의 뚜렷한 철학을 가진 친구들이 결국에는 좋은 성과를 보이는 것을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두시간동안 인터뷰한 20여명의 지원자 가운데 꼭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한두명 있었다”며 “그들의 특징은 대학시절부터 꾸준히 증권업에 관심을 갖고 투자와동아리 활동을 한 친구들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4시간동안 진행된 현장면접에는 200여명의 구직자들이 지원했다.

◆블라인드 ‘현장면접’ 성공!

한투증권이 블라인드 면접을 도입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 공채부터다. 지난해 1월 인사부 연초 보고때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과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학벌 좋고 스펙 뛰어난 사람보다 열정과 헝그리 정신을 지닌 사람을 뽑을 것”을 요청했다. 한투증권 인사부는 그동안의 채용관행을 모두 버리고 원점부터 다시 고민했다. 그리고 블라인드 방식의 ‘현장면접’을 내놨다.

현장면접은 ‘흙속의 진주’를 캐는 보물같은 채용전형이 됐다. 지난해 최종합격자의 절반이 현장면접 통과자였을 뿐아니라 비명문대 출신들도 애널리스트가 됐다. 이재욱 인사부장은 “학벌 등 주관적 판단을 배제하고 오로지 지원자의 열정과 관심만을 봤더니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며 “현장면접 통과자들은 실무·임원 면접에서 일반 공채 지원자보다 훨씬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한투증권은 현장면접에 이어 올 상반기 인턴채용에선 ‘유튜브 동영상 자기소개’ 면접도 추가로 실시했다.

◆오너보다 더 많은 연봉받는 직원들

한투증권은 전국에 87개 영업점을 두고 있다. 1000명이상이 신상품 판매 등 고객들의 자산을 관리해 준다. 이재욱 부장은 쏟아지는 신상품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는 사람. 어떤 고객과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 그리고 성실하고 부지런한 사람이 지점영업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한투증권 직원의 연봉엔 상한선이 없다. 최근 언론에 소개된 김 모 차장의 상반기 연봉(22억)이 오너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다. 이재욱 부장은 “증권사의 꽃이 리서치에서 본사영업으로 바뀌었다”며 “앞으로는 22억보다 더 많이 받는 직원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앞으로 본사영업이 강한 증권사가 리테일도 커질 것이고, 채용규모도 더 늘릴 것”이라고 했다.

한투증권은 채용때 관련 자격증을 안본다. 하지만, 비전공자라면 관심도를 표명하기 위해서라도 증권투자 상담사 등 비교적 취득하기 쉬운 자격증을 따 둘 필요가 있다. 무턱댄 지원보다는 지원자 본인이 강점있는 직무에 지원하는 것이 좋다. 가령, 외국어에 자신있다면 해외영업이나 해외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일하는 PBS부서에 지원하는 것이다. 금융업에 취업하고 싶지만 준비가 덜 되어 있다면 인턴십에 지원하는 것도 방법이다. 인턴십 7주동안 실무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한투증권은 올 여름 인턴십을 통해 최종 20명을 선발했다. 인턴십이었지만 지원자는 1000여명에 달해 경쟁률은 50대1을 훌쩍 넘었다.

◆신입직원 100명 선발

한투증권은 21일까지 신입직원 100명을 선발한다. 모집분야는 △지점영업 △본사영업(법인,국제,IB,PF,연금) △리서치/운용 △관리(경영기획/경영지원/리스크관리/상품/e비즈/홍보) △IT(정보기술) 등 5개 분야다. 한투증권은 ‘CEO와 함께하는 채용설명회’ 참석자에게는 서류전형 가점을 주고 있다. 이재욱 부장은 “우리가 뽑고 싶은 사람은 진짜 한투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며 “채용설명회에 참석할 정도면 관심이 있다고 판단해서 가점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원서 작성후에는 한투증권 바이오데이터 설문을 작성해야 한다. 이재욱 부장은 “지원자의 언어, 생활방식, 습관 등이 우리와 맞는지를 보는 설문조사”라며 “자소서와 바이오데이터를 합산해서 서류전형 합격자를 발표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는 지원자 4000여명 가운데 1000명이 서류를 통과했다. 직무적합성 검사(인적성시험)은 10월14일에 실시한다. 금융투자협회에서 표준규약대로 필기시험을 볼 것을 요청했지만 다양한 직무에 높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증권업 특성상 일괄적으로 시험을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기존방식대로 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필기시험 응시자의 절반인 500명안팎이 면접 대상이다. 1차 실무면접은 지원자의 기본역량과 사회에 대한 관심도를 평가하기 위해 토론면접으로 진행한다. 지난해 토론주제 중 하나는 ‘신정환씨의 연애계 복귀애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였다. 다소 뜬금없는 주제에 대해 이 재욱 부장은 “증권사 직원은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도 민감하게 알고 있어야 하기에 누구나 알수 있는 주제에 대해 자신만의 논리를 펼칠수 있는가를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반기업과 달리 임원면접에선 전문성을 묻는다. 이렇게 실무,임원면접을 합산해서 합격자를 선발한다.


<한국투자증권 신입직원 채용>

▶원서접수 : 8월31~9월21일
▶채용절차 : 서류전형→필기시험(10월14일)→1,2차면접
▶채용분야 : △지점영업 △본사영업(법인,국제,IB,PF,연금) △리서치/운용 △관리(경영기획/경영지원/리스크관리/상품/e비즈/홍보) △IT(정보기술)
▶채용규모 : 100명

<한국투자증권 자기소개서>

Essay1. 성장과정:가족사항,학창시절,교우관계, 생활습관, 자신에게 크게 영향을 미친 사건 등을 포함하여 구체적으로 작성 *해당 채용사이트의 자기소개서 줄바꿈(엔터)을 할 경우 2글자로 계산되어 자소설닷컴의 글자수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를 참고하여 자기소개서를 작성해주시길 바랍니다.(500자)

실패했던 경험이나 크게 좌절했던 경험과 극복사례는?(300자)

Essay2. 증권업을 선택하게 된 이유와 증권사 중 당사를 선택한 이유 (300자 이내)

지원한 분야는 어떤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가? ※본사영업의 경우, 세부 희망분야(ex.채권영업)에 근거하여 기술 (200자 이내)

지원분야에 본인이 적합한 이유를 증명하시오. ※본사영업의 경우, 세부 희망분야(ex.채권영업)에 근거하여 기술 (500자 이내)

Essay3. 한국투자증권에서 이루고 싶은 꿈(목표)과 그 이유(400자 이내)

자신에게 직장생활의 의미는 무엇인가?(200자 이내)

(끝)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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