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북한에서 올해는 23일 일요일이 끼면서 추석 당일인 24일까지 이틀을 쉴 수 있게 됐다. 북한에서 토요일은 생활총화와 사상학습 등 정치활동을 하는 날로 휴일이 아니다.
북한은 정권 수립 이후 봉건적인 전통문화를 배척한다며 설 등 일부 전통 명절을 없앴던 적이 있지만, 성묘 전통만큼은 그대로 유지해 왔다.
남쪽에선 추석 전에 미리 성묘를 다녀오는 경우가 많은 반면, 북한에선 당일 송편과 부침개 등 차례 음식을 준비해 조상의 묘소를 찾아가 제사를 지내는게 일반적이다.
대외선전 사이트인 '류경'은 23일 상식코너에서 "추석에 우리 인민들은 햇곡식으로 음식을 만들어가지고 조상의 묘를 찾는 것을 첫 예의로 여겼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날이 되면 사람들은 명절 옷차림을 하고 조상의 묘를 찾아가 여름내 자라난 풀을 깎는 등 묘를 손질한 다음 제사를 지냈다"며 "제사가 끝나면 둘러앉아 선조들의 생전에 있었던 가지가지의 일들을 추억하며 음식을 나누어 먹었으며 서로의 화목을 도모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에서는 대부분 차례상 음식의 예법을 지키기보다는 형편이 되는 대로 준비하고, 고춧가루나 마늘 같은 것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인식도 별로 없다. 가족·친지들은 묘소에서 차례를 지낸 후 빙 둘러앉아 차례 음식을 나눠 먹고 각자 집으로 돌아간다.
북한에서는 거주지 이동이 대부분 당국의 통제 아래 있어 묘소도 지역의 공동묘지에 있는 경우가 많다. 북한 당국은 추석 당일 평양시 교외에 있는 공동묘지에 성묘 가는 평양시민들을 위해 버스 등 별도의 교통수단을 편성하고, 또 평양에 묘소가 있는 지방 주민들의 경우에 제한적으로 통행증을 발급해주기도 한다.
성묘를 가지 않는 주민들은 가족·친지끼리 모여 명절 음식을 나눠먹으며 윷놀이나 카드놀이 등을 즐긴다. 북한 신문과 방송, 조선중앙TV는 추석을 전후로 추석의 유래와 전통, 추석을 즐기는 주민들의 모습을 소개한다.
'조선의 오늘' 등 대외용 선전 매체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추석을 우리 말인 '한가위'로 부르도록 하고 성묘 문화를 계속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연일 소개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23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조선씨름'의 유래와 방식 등을 상세히 소개하며 올해 씨름경기도 풍치 수려한 능라도에서 열린다고 전했다. 북한은 실제 추석 때 이틀간 능라도 민족씨름경기장에서 '대황소상 전국민족씨름경기'를 열고 이를 방영하며 우승자에게는 황소 등 푸짐한 상품을 안긴다.
추석 당일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동상 등을 참배하는 것은 간부들에 해당되는 일이며, 일부 일반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헌화하기도 하지만, 당국이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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