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현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자리에서 끌어내리는 방안을 모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로드 로즌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사진)이 지난 24일 사의를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한 소식통을 인용해 “로즌스타인 부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해임 조치를 예상하고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구두로 사의를 표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사임 여부에 대해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로즌스타인의 거취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 일정을 마치고 워싱턴DC로 복귀하는 27일 결정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로즌스타인과 면담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방송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로즌스타인의 거취와 관련, “어떻게 할지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곧 (그의 거취에 대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그것은 분명히 통탄할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로즌스타인 부장관은 지난해 5월 트럼프 대통령과 자신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뒤 수정헌법 25조를 적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를 박탈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수정헌법 25조는 부통령과 장관들 가운데 과반이 대통령이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할 경우 대통령의 권한을 부통령에게 위임하는 절차를 명시하고 있다.
이런 논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러시아 스캔들 수사 도중 경질한 직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정황은 최근 익명의 고위관리가 NYT에 기고한 ‘나는 트럼프 행정부 내 레지스탕스’라는 글의 내용과 일치해 파문을 낳고 있다. 로즌스타인 부장관은 법무부 2인자로 트럼프 대통령 선거캠프의 러시아 내통설 수사에 관한 지휘와 책임을 지고 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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