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째 이어지는 민·군 협력 1社 1병영
삼성·현대車 등 103개 기업, 軍부대와 자매결연 맺어
교육·취업 적극 지원…장병 진로설계·인재 발굴 '한몫'
[ 박동휘 기자 ]
대한민국 육군과 한국경제신문사는 육·해·공군 3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에서 ‘지상군 페스티벌 1사1병영 행사’를 연다. 우리 군 최대 문화 행사인 ‘2018 지상군 페스티벌’에 군민(軍民) 협력 모델로 정착한 ‘1사1병영’ 참여 기업을 초청하는 행사다.
◆군과 민을 잇는 가교
2012년 시작한 1사1병영 캠페인은 올해로 7년째다. 1사1병영은 기업 최고경영자(CEO) 및 부대 지휘관이 바뀔 때마다 사라지는 일회성 결연 행사에서 벗어나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기업과 군부대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민군 협력의 새로운 모델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LG그룹은 전자와 화학 같은 주력 회사를 중심으로 다른 계열사로까지 1사1병영 참여 범위를 넓히고 있다.
삼성,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과 주요 금융그룹은 물론이고 조명전문기업인 말타니, 삼광유리 등 중소·중견기업의 참여도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 7월엔 사모펀드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아랍에미리트(UAE)에 파견된 아크부대와 100번째 자매결연을 맺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국내 운용사 중에선 처음으로 UAE 등 중동 지역의 국부펀드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한 바 있다. 지금껏 1사1병영을 통해 군부대와 결연을 한 기업은 26일 기준으로 총 103곳이다. 결연 의사를 밝힌 기업이 30~40곳에 달하는 등 군민 협력에 대한 수요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1사1병영 캠페인은 2012년 1월17일 한국경제신문사와 국방부가 양해각서를 교환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기업에선 포스코 현대중공업 LG화학 삼성물산 빙그레 등 44개 대기업이 참여했다. 군은 해병대 연평부대를 비롯해 육·해·공군 전투부대 위주로 선정했다.
사회공헌 활동을 통한 사랑받는 기업, 민간으로부터 격려와 응원을 받는 강한 군대가 되도록 돕는다는 것이 1사1병영 캠페인의 취지다. 1사1병영으로 맺어진 기업과 군은 다양한 교류프로그램 가운데 양측이 실행 가능한 프로그램을 선정해 진행하고 있다.
◆軍은 교육과 취업의 통로
1사1병영이 주목받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군과 민을 잇는 가교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이 첫 번째다. 교육, 취업 등 군이 필요로 하는 주요 자원과 정보를 1사1병영 참여 기업들이 제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반도 ‘평화 시계’가 빨라지면서 군의 역할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육군을 비롯해 우리 군은 ‘평화는 강한 힘에서 온다’는 원칙 아래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을 적용한 첨단 정예 강군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일선 장병의 생활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이미 국방부는 ‘국방개혁 2.0’을 통해 군 문화 개선을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삽질’ 등 불필요한 작업 시간이 줄어들고, 장병 개개인이 자신의 미래를 위해 투자할 시간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은행의 ‘작은 도서관’ 프로그램은 일선 부대의 변화에 기업들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행사다. 국민은행은 지난 19일 충북 충주시 공군 제19전투비행단에서 ‘은성 작은도서관’ 개관식을 했다. 제19전투비행단은 국민은행이 2012년 1사1병영 결연을 한 부대다.
전문가들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병역 혜택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금껏 군 입대는 마지못해 해야 하는 의무로만 인식돼왔다. 이 같은 인식을 바꾸려면 군 입대 자체가 혜택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스라엘이 모범 사례다. 정보산업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업들을 보유한 이스라엘의 힘은 군에서 나온다. 우리처럼 징병제를 시행하고 있는 이스라엘은 군과 기업 간 협력으로 최첨단 정보기술(IT) 시스템을 군에 입대한 우수 인재들에게 제공함으로써 4차 산업혁명의 ‘전사’를 양성한다.
1사1병영 프로그램은 장병, 부사관, 장교들의 진로 설계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4월 10일 전역을 앞둔 육군 2군단사령부 장병 200여 명을 대상으로 채용설명회를 열었다. 롯데하이마트는 국방부와 한국경제신문사가 함께 추진하고 있는 ‘1사1병영’ 캠페인에 동참해 지난달 3월 6일 육군 2군단과 ‘1사1병영’ 협약을 맺었다. 도레이첨단소재도 이달 6일 1사1병영 결연부대인 제5포병여단 모범 부사관 초청 행사를 열었다. 부사관 부부 24쌍이 도레이첨단소재 경북 구미공장을 견학하는 행사였다. 이 밖에 한화생명 등 금융그룹은 자매결연을 맺은 부대에 지속적으로 금융교육 행사를 하고 있다.
◆104번째 참여기업 ‘눈앞’
1사1병영에 참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한국경제신문사 또는 국방부에 참여의사를 밝히면 기업 및 부대 양측의 희망사항, 상호 관련성 등을 고려해 결연을 돕는다. 예를 들어 코레일과 국군수송사령부는 철도라는 공통점이 있다. 육군 제25사단과 한국야쿠르트는 30여 년 전부터 이어오던 인연이 1사1병영으로 더욱 돈독해진 사례다.
기업 본사 및 제조공장이 있는 지역 내 군부대를 지정하면 결연이 맺어질 가능성이 더 높다. 인력난에 고심하는 중소·중견기업으로선 숨겨진 인재를 발굴할 좋은 기회다. 다만 업무 연관성이 있는 부대와의 결연은 가급적 피하길 권장한다.
부대와 기업 모두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조합이 이뤄지기도 한다. 육군 제26사단과 LS엠트론은 1사1병영 캠페인을 통해 처음 인연을 맺었다. 1사1병영 캠페인에 참여를 원하는 기업과 부대는 국방부 병영정책과 또는 한국경제신문사(02-360-4172)로 연락하면 된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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