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하안 2구역 "최강입지"… 의정부 우정 "서울 출퇴근 역세권 강점"

입력 2018-09-27 17:53  

수도권 신규택지 6곳 입지 분석해보니…

성남 "강남 가깝지만 소규모"…시흥 '평가' 엇갈려
경기·인천에 70% 몰려…인근 지역 물량 폭탄 우려



[ 허란/양길성 기자 ] 정부가 지난 21일 공개한 1차 신규 택지 17곳(3만5000가구) 공급 물량 가운데 70%(2만4960가구)가 경기도와 인천에 몰렸다. 안 그래도 공급 물량이 많은 경기·인천 지역에 신규 택지까지 가세하면서 집값 하락을 우려하는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신규 택지마다 서울 생활권 및 인근 업무지구와의 접근성 등에 따른 입지 차별화가 나타나면서 주변 지역에도 수혜와 피해가 엇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입지 최강은 ‘광명’

전문가들은 서울 11곳을 제외한 경기·인천 지역 6곳의 신규 택지 가운데 경기 광명 하안2구역을 가장 좋은 입지로 꼽았다. 광명재정비촉진지구 광명 소하지구와 가깝고, 한국수출산업단지 기아자동차 등 주변 산업단지와도 인접해 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광명은 서울 세력권이라 주변 지역도 덩달아 좋아질 것”이라며 “판교가 들어선 뒤 분당이 수혜를 보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권 직주 근접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 성남 신촌에는 1100가구가 들어선다. 세곡지구와 연계한 친환경 녹색도시를 구현하겠다는 게 국토교통부의 설명이다. 채 애널리스트는 “서울 강남권에 인접한 신축 아파트라는 것 자체로 효과가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지하철 교통망이 불리하고 단지 규모가 작아 ‘나홀로 아파트’가 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 시흥 하중 구역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렸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경기권 신흥 도심으로 부상하는 시흥시청역과 멀지 않고 주변 배곧신도시 등 주거지역과도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며 “신안산선 등이 개통하면 개통망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 소장은 “베드타운이 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권에서 가장 많은 물량(4600가구)이 공급되는 의정부 우정은 1호선 녹양역 인접 지역이다. 정부는 일자리 연계형 주거단지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역세권이라 서울 출퇴근이 유리한 지역”이라고 평가했다. 익명을 요구한 네이버 발품카페 운영자는 “일자리가 밀집한 서울 도심과의 접근성이 낮다”며 1차 신규 택지 가운데 입지가 가장 떨어지는 지역으로 꼽았다.


◆‘공급 폭탄’ 우려도

경기 의왕 표일동 602 일원인 의왕 청계2구역엔 2560가구가 공급된다. 단지 내에 월곶판교선 청계역(신설)이 들어서고 백운호수, 청계산 등과 연계한 친환경 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김 소장은 “안양 수요를 분산하기 때문에 인근 안양 의왕 군포 구축아파트 가격에 어느 정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천 서구 검암역세권에는 780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양 소장은 “인천은 공급이 많은 데 비해 수요는 약해 장점이 별로 없다”며 “수요가 약한 지역에서는 공급이 도리어 주변 지역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6년 9405가구였던 인천의 입주 물량은 올해 2만2629가구로 증가했다. 분양 물량도 2016년 1만8037가구에서 올해 4만2615가구로 급증했다. 집값 상승세도 잠잠하다. 인천 서구의 지난달 아파트값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0.63% 하락했다.

신규 택지 지역의 미분양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의정부시 미분양은 작년 7월 50가구에서 올해 7월 425가구로 증가했으며 시흥시도 0가구에서 38가구로 늘었다. 같은 기간 인천 지역의 미분양은 416가구에서 1260가구로 증가했다.

김 소장은 “입지가 떨어지는 지역은 주변 지역과의 시너지 효과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30만 가구 주택 공급 계획에 따라 신규 택지가 빨리 확정되지 않으면 집값 안정화 효과가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채 애널리스트는 “주택 공급 방향성은 맞으나 서울 구도심 정비사업도 병행해야 한다”며 “9·13 대책으로 내년 서울 주택시장에서 다주택자의 투자 수요가 급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비사업 규제 완화책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란/양길성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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