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일 노인의 날…척추·관절 운동법
나이들면 퇴행성 질환↑
오래된 타이어 마모되듯
척추·관절부위 손상 심해져
바른 자세 등 습관 개선이 먼저
운동으로 통증을 줄여라
척추질환 있으면 수영 좋지만
허리 많이 쓰는 접영 피해야
실내 자전거는 안장 높이 중요
과도한 스트레칭 역효과 날 수도
무릎 주변 근육 꾸준히 키우면
관절 닳는 속도 늦출 수 있어
아쿠아로빅·빨리 걷기 등 추천
[ 이지현 기자 ] 다음달 2일은 노인의 날이다. 노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공경의식을 높이기 위해 매년 10월을 경로의 달로, 이날을 노인의 날로 정했다. 노인이 되면 흔히 호소하는 질환이 척추·관절질환이다. 디스크탈출증, 척추관 협착증, 퇴행성 관절염, 어깨 회전근개 파열 등으로 고생하는 환자가 늘어난다. 이들 질환은 인체가 노화하면서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데다 척추와 관절은 한번 손상되면 쉽게 재생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소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증이 있는 사람은 질환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운동 등에 신경써야 한다. 각종 척추·관절질환의 원인과 예방을 위한 운동법 등을 알아봤다.
타이어 마모되듯 손상 늘어
나이가 들면 허리, 목, 팔다리 관절에 통증을 호소한다. 대부분 퇴행성 질환이다. 많이 사용해 관절과 척추가 닳고 이 때문에 통증도 생긴다. 타이어가 오래되면 마모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나이가 많을수록, 척추나 관절이 힘을 많이 받을수록 더 많이 손상된다. 질환 위험이 커지고 증상도 더 심하다. 퇴행성 질환은 문제된 부위가 닳아 생기는 질환이다. 닳은 부분이 재생되면 증상도 나아진다. 피부는 재생 능력이 뛰어나 상처가 나면 1~2주 뒤 상처가 아문다. 그러나 척추, 관절, 힘줄 등은 재생이 잘 되지 않는다. 한번 나빠지면 회복이 잘 되지 않는 이유다.
따라서 이들 질환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척추나 관절이 힘을 많이 받는 동작을 삼가 몸을 스스로 보호해야 한다. 김원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첫걸음은 생활습관 개선”이라고 했다. 바닥에 오래 앉거나 구부린 자세에서 오래 일하면 허리 디스크가 눌려 척추가 쉽게 닳는다. 의자에 허리를 반듯하게 세우고 앉아 생활하는 것이 좋다. 평소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고 다니는 것도 좋지 않다. 허리와 어깨, 목을 펴고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쪼그려 앉아 일하면 허리뿐 아니라 무릎도 빨리 닳는다. 손이나 손목 관절이 아프거나 저리면 손빨래처럼 손을 많이 쓰는 일을 줄여야 한다. 막노동이나 농사일은 근골격계 전반에 무리를 준다. 과도한 운동으로도 척추, 관절 등이 노화된다. 나이가 들면 젊을 때보다 쉽게 관절과 힘줄이 손상된다. 과도한 운동은 피해야 한다.
손상된 관절과 척추는 재생이 잘 되지 않더라도 관리를 잘하면 통증을 줄일 수 있다. 통증은 관절이나 척추가 손상돼 생기기도 하지만 주변의 염증이나 관절 스트레스 등으로 심해지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나타난 통증과 질환에 맞는 운동법을 익혀야 하는 이유다.
척추질환자, 수영할 때 접영은 금물
허리가 아픈 사람은 윗몸일으키기, 다리를 뻗은 자세에서 상체를 앞으로 구부리는 스트레칭 등은 삼가야 한다. 허리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 나이 많은 사람은 과도한 스트레칭이나 근력 운동을 하는 것이 오히려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허리 통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수영이 주로 추천된다. 다만 자유형이나 배영 영법으로 수영하는 것이 좋다. 접영은 허리에 무리가 갈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걷기 운동도 허리에 무리를 주지 않고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걸을 때 허리나 다리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무리해 걷지 말아야 한다. 운동 삼아 실내자전거를 타는 사람도 많다. 척추 통증이 있다면 자전거 타는 자세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 허리가 구부러진 상태에서 자전거를 타면 통증만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전거를 탈 때는 허리를 펼 수 있도록 안장이나 손잡이 높이를 조절해야 한다. 무거운 역기를 드는 운동은 삼가야 한다. 허리 통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골프도 권장되지 않는다. 연습장에 가는 것은 자제하고 필드에 나가는 정도로만 운동량을 조절해야 한다.
평소 걸을 때 배에 힘을 주는 운동은 척추 건강에 도움이 된다. 허리를 바로 편 자세로 정상 만곡을 유지하고 배에 가볍게 힘을 줘 몸통을 단단하게 지탱한다. 호흡은 편안하게 한다. 배에 긴장을 유지한 상태로 일상생활을 하면 몸통과 척추 주변 근육이 적절히 수축해 척추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복근 운동도 도움이 된다. 양손을 허리 밑에 두고 한쪽 다리만 구부린 상태로 눕는다. 배에 힘을 줘 몸통 근육을 단단하게 하고 목이 구부러지지 않은 자세로 등 부분을 살짝 들었다 잠시 자세를 유지한 뒤 내린다. 이때 허리가 손을 누르지 않도록 하고 숨은 편안히 쉰다. 허리를 구부리지 않고 가슴을 살짝 든다는 느낌으로 하면 된다. 통증이 생기지 않는 범위에서 천천히 10~20번 정도 반복한다. 엉덩이 들기 운동은 허리 근육과 엉덩이, 허벅지 근육을 강화해준다. 양쪽 무릎을 세운 채 누워 배에 힘을 준 상태에서 엉덩이를 들었다가 내린다. 호흡은 편안히 하고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 범위만큼 엉덩이를 들어야 한다. 천천히 10~20번 정도 반복하면 된다. 엎드린 자세에서 다리를 교대로 들었다 내렸다 하는 운동도 좋다. 허리 근육뿐 아니라 엉덩이, 등 근육도 키울 수 있다. 네발로 기어가는 듯한 자세에서 배에 힘을 주고 한쪽 다리를 천천히 들어 뻗은 채 유지하다 내린다. 자세가 익숙해지면 다리와 반대쪽 팔도 함께 들어 뻗는다. 팔다리를 들어올릴 때 높이는 중요하지 않다. 몸통이 흔들리지 않도록 허리 자세를 유지하는 데 더 신경써야 한다.
무릎 통증 있으면 체중감량부터
무릎 통증이 있는 비만 환자는 체중부터 감량해야 한다.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은 체중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무릎 관절염 환자도 적절한 운동을 하면 통증을 줄일 수 있다. 무릎에 충격이 많이 가는 달리기보다는 수영, 아쿠아로빅, 자전거, 빨리 걷기 등이 좋다. 무릎을 90도 이상 구부리는 운동은 피해야 한다. 운동을 할 때는 쿠션이 좋고 잘 맞는 운동화를 착용해야 한다. 운동 후 관절 부위에 염증이 있거나 열이 나면 안정을 취하고 냉찜질하는 것이 도움 된다. 운동 중 통증이 심해 운동하기 어렵거나 운동 후 2시간 넘게 통증이 지속되면 운동 강도나 방법을 조절해야 한다. 무릎 주변 근육을 키우면 무릎이 닳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의자에 앉아 무릎을 폈다 구부리길 반복하는 운동을 통해 쉽게 무릎 주변 근력을 키울 수 있다. 이때 모래주머니를 발목에 달면 운동 강도를 높일 수 있다. 무릎을 펼 때는 무릎 안쪽 근육에 더 힘을 줘야 한다. 무릎을 구부렸다 폈다 하는 운동도 좋은데 이때도 무릎이 90도 이상 구부러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어깨 통증이 있으면 상체를 많이 이용하는 운동은 피해야 한다. 팔을 어깨높이보다 높게 드는 운동은 통증을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 무거운 역기를 들거나 테니스, 배드민턴 등의 운동을 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김 교수는 “척추와 관절 질환은 나빠지지 않도록 몸에 나쁜 생활 습관을 없애고 증상에 맞는 운동을 해 재발을 줄여야 한다”며 “다양한 노력에도 증상이 지속되면 전문의를 찾아 진료받아야 한다”고 했다.
bluesky@hankyung.com
도움말=김원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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