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MBA와 함께… 한 단계씩 나를 성장시킨다

입력 2018-10-01 17:02   수정 2018-10-02 14:35

가성비 높은 국내 MBA

실무에 필요한 전문지식 쌓고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는 밑거름
해외 대학과 네트워크 구축도

졸업생들 "세상 보는 눈 넓어져"



[ 김동윤 기자 ]
1990년대 말까지 경영학석사(MBA) 과정은 컨설팅 회사, 글로벌 투자은행(IB) 등 당시 가장 선호하는 직장에 들어가기 위한 ‘보증수표’ 역할을 했다. 직장 초년병 또는 학부 졸업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해외 유명 대학 MBA에 지원했다. 하지만 ‘MBA 인플레이션’ 현상이 빚어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MBA의 ‘희소성’이 떨어지면서 ‘효용가치’도 동반 하락했다. 그 결과 해외 유명 대학 MBA 인기도 사그라들었다.

국내 주요 대학들이 운영하는 MBA는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MBA 학위 취득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따져봤을 때 해외 MBA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나다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다. 최근 국내 MBA 과정을 수료한 졸업생들도 “해외 MBA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성균관대 SKK GSB 풀타임 MBA 과정에 재학 중인 황익수 씨는 “학생 50% 정도가 외국인이고, 교수도 반 이상이 외국인이어서 굳이 해외 MBA에 갈 필요를 못 느낀다”고 말했다. 한양대 글로벌경영 MBA 과정을 졸업한 최낙삼 좋은상품연구소장은 “요즘 MBA를 가는 주 목적은 실무를 하면서 느낀 전문 지식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는 것”이라며 “이런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국내 MBA도 전혀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다.


MBA 과정을 운영 중인 국내 주요 대학들은 신입생 유치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양대 MBA는 국내에서 가장 세분화되고 다양한 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한양 MBA’ ‘프로페셔널 MBA’ ‘인터내셔널 MBA’ 등 3개 과정과 18개 세부 전공 트랙을 통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140여 개 강의를 제공한다. 내년 1학기에는 ‘차이나비즈니스 트랙’을 신설해 한국 및 중국 현지에 체류 중인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MBA 교육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 최대 규모인 고려대 MBA는 ‘E-MBA’ ‘K-MBA’ ‘F-MBA’ 등 총 3개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K-MBA는 한국 기업에 강한 국제적 수준의 경영인 양성을 목표로 한국 기업의 경영혁신 사례를 집중적으로 가르친다. F-MBA는 금융공학, 자산운용, 보험 등 금융 분야에 특화된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과정이다.

상당수 대학은 재학생들의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해외 대학과 적극적인 제휴로 다양한 복수학위제를 운영하고 있다. 성균관대의 SKK GSB 풀타임 MBA 과정은 국내에서 1년간 수업한 뒤 ‘스터디 어브로드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슬로언, 인디애나대 켈리스쿨, 다트머스대 턱스쿨, UC어바인 등 해외 9개 명문 비즈니스 스쿨에서 수업을 받고 복수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이 핀란드 알토대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알토대 EMBA 과정 역시 졸업생 전원이 복수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알토대 EMBA는 주말에만 수업한다는 점에서 시간 여유가 없는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또 영어 실력에 따라 한국어 강의와 영어 강의가 적정 비율로 섞여 있는 강북캠퍼스와 100% 영어로 수업하는 강남캠퍼스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화여대는 미래 여성 리더를 길러내기 위해 여성 친화적인 MBA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여성들이 직장 생활과 학업을 병행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토요일 강좌를 전일제로 대폭 확대하고, 다양한 온라인 강좌를 운영해 주말(금·토) 강의만으로 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했다. 이화여대는 또 창의 융합인재를 키워내기 위해 ‘바이오&헬스 MBA’ ‘빅데이터 MBA’ ‘글로벌 아트&럭셔리 비즈니스 MBA’ 등 특색 있는 과정을 마련했다.

각 대학의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졸업생들도 높은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 KAIST 프로페셔널 MBA를 졸업한 최창은 인바디 부사장은 “MBA 이전엔 직장생활하면서 진이 빠진다는 느낌이 많았는데, MBA를 다닌 이후부터 나 자신이 ‘좀 더 큰 그릇’으로 바뀐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예전엔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쳤을 일도 이제는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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