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앞두고 재개발 규제 풀어
파격 용적률 인센티브 허용하자
첨단 복합빌딩 속속 들어서
[ 김동욱 기자 ] 일본 도쿄의 얼굴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다. 주거 업무 상업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대형 복합단지가 잇따라 들어서고 있어서다. 주거 기능까지 갖춘 복합단지는 도심 회귀에 따른 주택 부족 문제 해결, 경기 활성화 등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랫동안 도쿄는 지진 등을 우려해 초고층 빌딩과 대규모 상업시설 건설에 소극적이었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용적률 완화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도심 복합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재개발 지역의 절반 정도가 주거 기능을 포함해 복합개발되고 있다. 도심역세권에 들어서는 복합단지의 인기가 치솟고 있어서다. 이들 복합단지는 지역 재생에도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 지난달 13일 도요코선 시부야역 근처에 지하 4층~지상 35층의 복합 상업·업무 빌딩인 ‘시부야스트림’이 문을 열었다. 고층부 사무 공간에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구글의 일본법인이 입주했고, 중간층에는 엑셀도큐호텔이 자리 잡았다. 1~3층에는 30여 개 유명 레스토랑과 슈퍼마켓 등이 입점했다. 이 건물은 시부야를 중심으로 반경 2.5㎞ 이내 지역인 하라주쿠, 오모테산도, 아오야마, 다이칸야마, 에비스, 나카메구로 등과의 연계를 강화해 재개발을 추진한다는 도큐그룹의 ‘광역 시부야 지역’ 구상의 일환으로 들어섰다.
소니 본사 등이 있는 도쿄 남부 시나가와 지역에선 시나가와 신역이 건설되고 있다. 70%가량 공정이 진행된 신역사는 식당가 등이 밀집한 복합 상업시설로 세워질 예정이다. 앞으로 신역사 주변에 고층빌딩 7개 동이 건설될 계획이며 총 사업비 5000억엔(약 4조8782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
도쿄의 재건축·재개발 붐은 이들 지역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2012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집권 이후 부동산 규제 완화와 도쿄 올림픽 개최 등으로 재개발 수요가 폭증하면서 최근 몇 년간 도쿄 전역이 다시 꾸며지고 있다. 새 건물이나 창의적인 도시재생사업안에 용적률 인센티브를 준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대표적인 것이 2014년 개관한 ‘도라노몬힐스’다. 부동산 개발회사 모리빌딩이 차량 정체를 해결하기 위해 도로를 건물 지하로 내고 그 위에 빌딩을 짓자고 제안해 들어섰다. 용적률 인센티브가 적용된 도라노몬힐스는 이후 도쿄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됐다.
지난해 문을 열며 일본 최고 번화가인 긴자의 ‘얼굴’로 들어선 지하 6층~지상 13층의 긴자 최대 복합시설 ‘긴자6’는 긴자지역 최초의 백화점인 마쓰자카야가 있던 자리를 재개발했다. 긴자6 역시 마쓰자카야백화점 부지와 그 옆 블록 2개를 통합해 세워져 긴자 인근 지역 상권에 활력을 더하고 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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