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블프' 뜨지않는 이유는
유통사 '가격결정권' 없어 할인 적고
시장규모 작아 재고확보 힘들어
추석 직후 열려 소비여력 없어
할인율 대부분 10~30% 그쳐
온라인·해외직구보다 비싸기도
美 블프·中 광군제는 50~80%
[ 안재광/안효주 기자 ]
“코리아세일페스타(KSF)가 뭔가요?”
2일 서울 도심의 한 대형 가전 판매점에 들렀다. 판매 직원에게 “코리아세일페스타 참여 상품 중 TV를 추천해 달라”고 했다. 직원은 KSF가 뭔지도 몰랐다. 당황스러웠다. 이 회사는 최대 25% 할인 혜택을 준다고 광고한 바 있다. KSF 세일 상품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전시 모델 중 딱 하나 있었다. LG전자의 65인치 올레드 TV다. 가격은 399만원. 직원은 다른 TV 모델을 추천했다. “카드 행사 상품이 모델도 다양하고 조건도 더 좋다”고 했다.
판매 직원도 모르는 KSF
미국 최대 할인 행사 기간인 블랙프라이데이 때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는 상품이 TV다. 베스트바이 등에 소비자들이 길게 줄을 선 모습은 블랙프라이데이의 상징적인 장면이다. 하지만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를 표방하는 KSF는 상황이 많이 달랐다. 판매 직원조차 행사 진행 여부를 모르는 일이 많았다.
인근 또 다른 가전 양판점을 방문해도 사정은 비슷했다. 매대에는 KSF 세일 문구조차 없었다. 직원이 일일이 바코드로 제품번호를 찍어본 뒤 행사 참여 여부를 알려줬다. 이 매장 직원은 “10% 추가 할인을 해 주는 상품이 있는데 작년보다 할인폭이 크지 않아 고객들의 호응이 적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일부터 하는 웨딩 정기세일을 이용하라”고 귀띔했다. KSF보다 이 회사가 하는 자체 세일이 훨씬 혜택이 좋다는 것이다.
KSF는 박근혜 정부가 내수 경기 활성화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2016년 만든 쇼핑·관광 축제다. 올해로 3년째를 맞은 이번 행사에선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형 가전사와 롯데백화점 이마트 등 유통업체를 포함해 총 440개(2일 기준) 기업이 참여했다. 하지만 소비자의 호응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할인폭이 크지 않은 데다 세일 상품도 많지 않아서다. 이날 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서 만난 50대 여성은 “코리아세일페스타 상품 중 사고 싶은 것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이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 대부분은 할인율을 10~30% 수준으로 정했다. 정부가 기획할 때 염두에 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중국 광군제의 할인율이 통상 50~80%인 것과 견줘 턱없이 낮다. 해외 직구(직접구매)는 물론 인터넷 최저가보다 비싼 경우가 대부분이다. LG전자 65인치 올레드 TV는 해외 직구로 300만원 이하에 구매할 수 있다. 기업들 호응도 낮다. 한 대형 유통사 관계자는 “평소 재고 관리를 빡빡하게 하기 때문에 행사 상품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정부 주도 행사여서 참여하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너무 이른 시점에 한다는 지적도
KSF가 자리를 못 잡은 것은 유통 구조 차이 탓이 크다. 국내 백화점과 아울렛은 각 브랜드에 판매 공간을 빌려주고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베스트바이 같은 유통업체가 물건을 직접 사서 판매하는 ‘직매입’ 방식의 미국, 유럽 등과 다르다. 팔고 남은 상품을 ‘떨이’ 수준으로 처분할 물량이 거의 없는 것이다. 백화점에 납품하는 한 중소협력사 관계자는 “정가에 하나라도 더 팔아야 하는데 할인 행사만 계속 늘어 부담이 된다”고 토로했다.
시장 규모가 작은 것도 핸디캡이다. 국내 중견기업 휴롬은 작년 11월 중국 광군제 행사 때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T몰에서 6만 대가량의 원액기를 팔았다. 금액으로 220억원에 달한다. 두 달치 매출을 단 하루에 올렸다. 휴롬이 1년 중 가장 신경쓰는 행사도 광군제다. 국내 유통업체 관계자는 “아마존, 월마트, 알리바바 등은 엄청난 구매력을 바탕으로 가격 주도권을 쥐고 있지만 국내는 제조사가 더 우위에 있다”며 “글로벌 소싱(조달)을 하는 글로벌 유통 공룡과 비교하는 게 어렵다”고 했다.
행사 시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세계 주요 할인 행사는 대부분 연말에 가깝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는 11월 말, 영국 박싱데이는 크리스마스 다음날부터다. 중국 광군제는 11월11일이다. 코리아세일페스타는 훨씬 이전인 9월 말부터 10월 초순에 열린다. 최대 명절인 추석 연휴와 맞물려 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추석에 여행을 가거나 선물을 사는 등 지출이 많은데 그 직후에 행사를 하니 사람들이 소비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재광/안효주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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