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로 평가하고 있다. 캐나다 멕시코 두 나라의 대미 자동차 수출 장벽이 높아진 데다 캐나다가 자국 유제품 시장의 3.5%를 미국에 개방키로 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통상 이기주의’가 이번에도 유감없이 발휘된 것이다. 미국은 이제 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과는 이미 10~25%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며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달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본 역시 미국의 압력으로 양자 간 무역협상을 개시키로 했다.
한국은 지난달 미국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안에 서명했다. 하지만 자동차 수출에 관해 어떤 안전장치도 약속받은 게 없다. 미국은 외산차가 미국의 안보에 위협인지 여부를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조사 중이다. 앞서 미국은 이 조항을 근거로 철강 수입규제를 관철시킨 바 있다. 한국은 철강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수출량을 규제하는 쿼터를 수용해야 했다. 자동차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예외 인정’을 요구했지만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 만약 한국차에 25% 관세가 부과되면 84만 대에 달하는 수출은 사실상 막힐 수도 있다. 자동차산업은 물론 국내 경제에 큰 충격이 불가피하다.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다면 그 여파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미국의 ‘통상 이기주의’가 발등의 불이 됐다. 정부는 과연 어떤 대책을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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