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기업 인수합병(M&A) 조사업체인 머저마켓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중국 자본의 미국 기업 M&A 규모는 26억7000만달러(약 3조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59억달러보다 55% 줄어들었지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6년 동기(344억달러)에 비해선 92%나 줄어든 수치입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갈등 고조에 따른 미국 정부의 투자 규제 강화와 위안화 가치 급락에 따른 차이나머니의 미국 기업 인수 조건 악화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올 들어 미국 정부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자회사인 앤트파이낸셜이 미국 최대 송금업체 머니그램을 인수하려던 계획에 제동을 건 것을 비롯해 하이난항공(HNA)그룹의 스카이브릿지캐피탈 인수, 시노IC캐피탈의 미국 반도체 업체 엑세라 인수 등을 불허했습니다.
브룩 실버스 케이위안캐피탈 이사는 “중국 경제는 둔화하고 있고 위안화 가치는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무역시장에서의 중국의 입지도 쪼그라들고 있다”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 투자자들이 미국에 자본을 덜 투입하는 것이 놀랍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는 무역 관련 합의가 나오기 전까지 이런 상황은 아마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지요.
차이나머니의 투자가 둔화하면서 글로벌 M&A 시장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올해 3분기 세계 M&A 투자 규모는 7030억달러에 그쳐 분기별 투자 규모로는 2013년 3분기 이후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습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M&A가 1646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6% 감소했습니다.
중국 자본의 대미 투자가 줄어드는 가운데 캐나다가 에너지 분야 대체 투자처로 떠올라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차이나머니의 캐나다 에너지업계 M&A는 모두 8건, 투자 액수는 22억달러에 달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투자 규모(3억900만달러)에 비해 여섯 배 늘어난 것입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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