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은 가라"…유해진부터 이서진까지 '완벽한 타인'의 치트키 (종합)

입력 2018-10-04 14:27   수정 2018-10-04 17:13


“애들은 가라.”

배우 조진웅은 영화 ‘완벽한 타인’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드라마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 등을 연출한 이재규 감독이 ‘역린’ 이후 4년 만에 내놓는 블랙 코미디 영화다. 완벽한 성인 코미디를 구현하기 위해 ‘SNL 코리아’에서 활약했던 배세영 작가가 호흡을 맞췄다. 주연 라인업 또한 어마어마하다. 충무로 흥행 메이커 유해진부터 조진웅, 이서진, 염정아, 김지수, 송하윤, 윤경호 등이 출연했다.

‘완벽한 타인’의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스토리다. 40년지기 고향 친구들과 이들의 배우자들이 저녁식사 자리에 모인다. 완벽해 보이는 커플 모임에서 한정된 시간 동안 핸드폰으로 오는 전화, 문자, 카카오톡을 공개하는 게임을 시작하고, 완벽한 친구인 줄만 알았던 이들이 완벽한 타인이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야기 속엔 각자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안은 7명의 친구들이 있다. 바른 생활의 표본 변호사 태수 역은 유해진이 맡았고, 문학에 빠진 가정주부 수현 역의 염정아와 부부 호흡을 맞췄다. 모임의 리더이자 성형외과 의사 석호는 조진웅이 연기한다. ‘잠금해제 게임’을 먼저 제안한 정신과 의사 예진(김지수)와 부부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대 활약한 tvN 공무원 이서진은 오랜만의 스크린 복귀에서 위트 넘치는 사랑꾼 꽃중년 준모로 변신했다. 준모와 신혼 생활을 즐기고 있는 수의사 세경 역엔 송하윤이 이름을 올렸다. 윤경호는 극중 유일한 ‘혼자남’으로 등장해 신스틸러의 몫을 톡톡히 해낼 예정이다.


◆ 상상만 해도 조마조마…내 카톡이 남편에게 공개된다면?

4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서진은 “저희 영화를 보고 부부, 연인끼리 게임을 하다가 헤어졌다, 싸웠다는 이야기가 안 나왔으면 좋겠다”며 노파심 섞인 이야기를 했다.

사적인 모임, 절친한 친구, 그리고 서로의 속을 공개하는 휴대폰 게임. 상상만해도 아찔한 이야기다. 이재규 감독은 “핸드폰은 우리 생활에 밀착돼있다. 핸드폰은 누구나 가지고 있고, 누구에게나 비밀이 있다. 과연 사랑하는 사람의 핸드폰을 보는 것이 재미있고 행복한 일일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7명의 주인공은 동그란 테이블을 중심으로 둘러앉아 테이블 위에 핸드폰을 올려두고 저녁 먹는 동안 오는 모든 문자, 통화 등을 공개한다. 흔쾌히 게임을 시작했으나 사소한 비밀들이 들통나면서 상상치 못한 방향으로 결말은 흘러간다.

이 감독은 “핸드폰을 공유한 7명의 인물들은 시간이 갈수록 초토화 된다. 누구나 세상을 살아가며 다양한 문제를 안고 산다. 완벽하지 않다. 친밀한 사이라도 거리를 두고 타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옳은 일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이야기한 것 보다 영화는 훨씬 재밌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진웅은 “저는 절대로 이런 게임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영화를 보고 따라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김지수는 “큰 비밀이 있어서가 아니라 서로에 대해 모든 것을 다 알고 나면 실망을 할 것 같다. 적당히 아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서진은 “절대 핸드폰을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며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았고, 믿을만한 사람도 없다”고 넌더리를 냈다.


◆ 유해진부터 윤경호까지 신뢰감 甲 배우들의 '연기 잔치'

촬영 기간 한달. 7명의 배우들은 폭발적인 연기 잔치를 벌였다고. 이 감독은 "영화에서 이런 방식으로 잘 안 하는데, 촬영 전 3일 정도 모든 배우들이 모여 리딩을 했다. 세트에 가사 이틀에 걸쳐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리허설도 했다. 훌륭한 배우들의 호흡감을 익히는데 치중했다"고 털어놨다.

애드립의 달인으로 유해진을 꼽았다. 이 감독은 "모두 친구 설정이었기 때문에 애드립이 난무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유해진은 상상초월이다. 애드립이 잘 먹힌다"고 칭찬했다.

유해진은 "준비된 줄거리에서 비집고 들어가기가 정말 힘들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조진웅, 윤경호도 애드립을 잘했다"라고 말했다.

조진웅은 "저는 대본에 충실했다"라고 너스레를 떨면서 "완벽한 타이밍이 아니면 애드립을 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극중 부부 호흡을 맞추게 된 유해진과 염정화, 케미스트리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사실 염정아와 ‘간첩’, '전우치'에서 함께 했다. 기획 단계에서 무산된 영화도 있다. 오랜 시간 알아서 부부 같은 편안함이 있다. 제가 재수없는 사람으로 나온다. 그런데 미안하지도 않고, 편하게 했다"고 말했다.

김지수와 부부가 된 조진웅은 “모든 배우들과 처음 작업하게 됐다. 살다 보니 이렇게 미인 와이프를 얻게 됐다. 여보 미안해. (웃음) 김지수가 선배님이라 편안했다. 뭘 하든 다 받아 주셔서 여유 있게 연기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김지수는 "저희 촬영 때 배우들끼리 밥도 먹고 했다. 하루는 술 한잔 드시더니 '앞으로 남은 동안에는 저 두고 서울 안갈 것'이라고 말하더라. 그때 기분이 너무 좋았다"라고 말했다. 조진웅은 "후배로서 선배님을 잘 보필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송하윤과 신혼부부가 된 이서진은 "나이 어린 파트너를 만나면 다들 욕을 하시더라. 제 입장에서는 젊고 풋풋한 배우와 한다는 것이 복 받았다고 생각한다. 송하윤이 잘 따라줘서 고맙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송하윤은 "현장에서 리허설을 거의 안 했다. 이서진이 캐릭터를 완벽하게 하셨고, 야한 대사 같은 것도 많이 하셨다. 저희가 신혼 부부라 그런 풋풋함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윤경호는 "제가 생각보다 좀 어리다. 남자 배우 중 막내로, 10살 정도 차이가 난다. 선배들이 친구처럼 편하게 대해주셔서 정말 편하고 좋았다. 극중 친구이다보니 선배들을 동생처럼 대하고 하느라 신났다”고 말했다. 조진웅은 윤경호에 대해 "우리 영화의 마스코트 격”이라며 “깨물어주고 싶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 관전 포인트는?

유해진은 이 영화에 대해 "게임을 통해 밝혀지는 상황들이 억지가 아닌 웃음이 있다. 고급진 웃음이 나올 것 같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이 감독은 “영화를 보면 등장인물들 모두 약간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희망을 갖고 살아가고자 하는 메시지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블랙코미디적 요소와, 충격적인 반전, 스릴러를 겸비한 영화이기에 기대해 주셔도 좋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연출자로서 너무 행복했다. 7명의 배우가 뿜어내는 케미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놀라웠다. 40대가 주축이 된 이야기지만 20대가 봤을 때도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지치게 하고 힘든 영화도 많은데, 삶을 반추할 수 있는 이야기라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완벽한 타인’은 오는 10월 31일 개봉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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