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효주 기자 ] “일 때문에 새벽같이 나가 밤늦게 들어와 얼굴도 보기 힘든 남편입니다. 그러나 언제나 가정에도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일과 가정 모두에서 열심히 해온 남편이 큰 상을 받아 기쁩니다.”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의 부인 박종길 씨(사진)는 4일 시상식 직후 기자와 만나 밝은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철저한 자기 관리로 소문이 나 있다. 1982년 동대문시장에서 가게를 운영할 때부터 지금까지 일이 아니면 집 밖으로 좀처럼 잘 나가지 않는다고 한다. 박씨는 “남편은 술자리도 거의 가지 않고 골프도 치지 않는다”며 “경상도 사람이어선지 무뚝뚝한 편이지만 틈만 나면 저와 함께 산책이나 등산을 가면서 마음속 깊은 마음을 나름대로 드러낸다”고 말했다. 박씨는 2002년까지 현장에서 최 회장을 도왔다. 최 회장 부부는 늘 붙어 다니는 것으로 동네에서 유명하단다. “매일 아침마다 빠듯한 출근 시간을 쪼개 저와 함께 지하철 수내역을 간다”며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을 서너 차례 오르내리며 운동하는 게 빼놓을 수 없는 하루 일과”라고 설명했다.
박씨는 “남편은 자식 교육에 있어선 엄격한 아버지였다”며 “항상 남을 배려하라고 강조하고 특히 예의범절만큼은 매우 깍듯하게 가르쳤다”고 말했다.
박씨는 최 회장에게 남편으로서 애틋한 점이 많다고 했다. “남들처럼 아이들과 함께 벤치에 앉아 도시락을 먹어보는 게 한때 꿈이었을 정도로 바쁜 삶을 살았다”면서도 “슬픔과 기쁨을 함께 나눠온 남편이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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