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성 한국파스너공업협동조합 이사장 "볼트·너트 제조사들 고전…수출길 개척 나설 것"

입력 2018-10-04 18:08  

협동조합은 지금…

국내 1000여곳 파스너 제조사
車·조선 등 부진에 타격

"아시아 지역 파스너협회와 교류
해외 바이어 만남도 주선할 것"



[ 김진수 기자 ]
국내에는 1000여 개 파스너(fastener) 업체가 있다. 파스너는 구조체를 고정하는 볼트와 너트 같은 철물을 통칭하는 용어다. 전체 시장 규모는 5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72개 업체가 가입돼 있는 한국파스너공업협동조합의 연간 매출 합계는 3조3000억원에 달한다. 정한성 파스너조합 이사장(신진화스너공업 대표·63)은 “자동차 조선 등 전방산업이 어려워 일부 회원사가 고전하고 있다”며 “제품력을 높이고 수출에 나서는 등 판매처를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출로 매출 다각화

정 이사장은 1983년 소형 나사를 제조하는 가업을 이어받았다. 이후 사업 분야를 볼트와 너트로 확대했다. 파스너는 건설 조선 자동차 항공기 전자제품 등 산업용과 풍력 원자력 같은 전력 발전용 등 다양하게 사용된다. 신진화스너는 총 10만 가지가 넘는 제품 중 2만 가지 정도 생산한다. 이 회사의 1년 생산량은 2만t 정도이고, 개수로 따지면 하루 생산량이 200만 개에 이른다. 정 이사장은 “과거에는 우습게 여겼던 볼트와 너트가 각종 안전 관련 사고가 발생하면서 산업 전반에 핵심 부품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스너는 전방산업에 따라 제품 모양과 크기, 강도가 제각각이다. 길이만 2m에 달하는 제품도 있다. 강철 파스너는 스테인리스강 탄소강 합금강 등으로 만들며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특수코팅 처리도 한다. 이들 제품은 인장강도 등 품질 검사를 철저하게 거친다.

정 이사장은 파스너업계가 경기 침체와 관련 산업 부진으로 전반적으로 어렵다고 했다. 조합 회원사 72개사 중 절반가량이 현대·기아차, GM 등 자동차 부품공급 업체이기 때문이다. 신진화스너는 7년 전부터 해외 시장을 두드려 전체 매출의 30%가량을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423억원에 달했다. 정 이사장은 “갈수록 국내 산업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다양한 해외 거래처 발굴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안정적인 원자재와 인력 조달 필요

정 이사장은 파스너조합이 해야 할 일로 회원 수 확충과 함께 회원사의 해외 진출 지원을 꼽았다. 올해 회원 수를 100개로 늘리는 것을 1차 목표로 잡았다.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 5개 지역 파스너협회와 교류를 지속하고 회원사의 독일 슈투트가르트 파스너전시회 등 해외 전시회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유럽 및 미국 파스너 바이어들과 만남을 활성화하고 수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회원사들이 안정적으로 원자재를 조달하는 방안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파스너산업은 원자재 비중이 전체 원가의 60%를 차지한다. 파스너조합은 철강업체, 선재업체, 파스너업체가 참여하는 원자재수급협의회를 오는 11월께 개최한다. 새로운 강종 개발 등 공동의 이익을 찾아 장기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 이사장은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원자재를 적정 가격에 안정적으로 조달할 필요가 있다”며 “철강업체 및 선재업체와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을 공급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수도권 외곽과 지방은 인력 수급 문제가 심각하다”며 “정부 차원에서 기술인력을 양성한 뒤 기업과 연계해주는 인력 매칭 시스템 마련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이사장은 중장기적으로 조합 차원에서도 ‘파스너 기술인력 양성센터’를 설립해 조합사들이 양질의 인력을 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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