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자율 통합시' 경남 창원시
인터뷰 - 허성무 창원시장
도시 규모는 광역시 수준인데
권한은 기초지자체에 머물러
활력 잃은 기계산업 고도화 필요
지역갈등은 맞춤형 개발로 풀 것
[ 김해연 기자 ] 마산 창원 진해 통합으로 인구 106만 명(지역내총생산 36조원)의 거대도시를 이끄는 허성무 창원시장(사진)은 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10년 7월 통합 창원시 출범 이후 지역 간 갈등은 여전하고 경제도 나빠졌다”며 ‘특례시’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통합 초기에는 기업도 늘어나고 산업단지 생산액과 지역내총생산(GRDP)도 증가하는 등 규모의 경제 효과가 있었다”며 “하지만 도시 규모에 맞지 않은 행정·재정적 권한으로 성장의 한계에 부딪혔고 지역 간 내재된 갈등도 풀어야 할 과제로 등장했다”고 말했다.
창원시는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인구 100만 명이 넘는 경기 수원·고양·용인시와 함께 특례시 추진에 힘을 모으고 있다. 특례시는 기초지방자치단체 지위는 유지하면서 행정·재정적 권한은 광역시 수준으로 확대하는 모델이다. 인구 등 규모가 광역단체급이지만 광역시가 아니라는 이유로 공무원 수, 예산 등에서 차별이 빚어지고 있어 부족한 사업 추진 동력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보고 있다.
통합시 출범 당시 110만 명에 육박했던 창원 인구는 2012년부터 지속적인 감소추세를 보이면서 106만 명 선도 위협받고 있다. 허 시장은 “기본적으로 인구 3만~4만 명의 군과 100만 명이 넘는 시가 비슷한 조건으로 행정을 편다는 것은 맞지 않다”며 “100만 명이 넘는 큰 도시는 광역자치단체의 간섭과 규제가 있을 때 여러 가지 마찰과 갈등이 생길 수도 있어 도시 규모에 맞는 권한을 넘겨줌으로써 자발적·자율적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며,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분권”이라고 강조했다.
통합 이후 해소되지 않는 지역 간 갈등에 대해서는 권역별 맞춤 개발 방식을 제안했다. ‘창원은 창원답게, 마산은 마산답게, 진해는 진해답게’ 각 지역의 역사와 전통을 존중해서 발전시켜나간다는 구상이다.
허 시장은 “마산은 과거 상업 중심지, 문화예술이 숨 쉬는 도시로 4·3 독립만세운동과 3·15의거, 부마 민주항쟁, 6·10 항쟁을 이끈 민주화 정체성과 정통성이 있는 도시”라며 “그래서 문화예술과 민주화 전통을 계승해 역사가 빛나는 도시로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창원은 기계공업의 메카로 4차 산업혁명에 맞게 창원국가산업단지를 고도화해 기계산업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아울러 진해는 군항이 있는 곳으로 명동마리나, 웅동복합관광레저단지와 연계해 해양레저산업 중심지로 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활력을 잃어가고 있는 창원국가산단 등 지역경제 회생 방안에 대해 허 시장은 “제조업을 부흥하고 기계산업을 첨단산업으로 고도화해야 한다”며 “기존에 주목받지 못한 방위산업과 항공부품산업을 좀 더 혁신하고 마케팅을 도와 새로운 먹거리를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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